현인의 모순…‘버핏 왕국’ 최대 위기

입력 2011-04-06 17:26 수정 2011-04-07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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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콜에 이어 멍거도 내부자 거래 의혹...버핏의 내부통제 능력 의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내부자들의 잇단 사전주식 보유 문제로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버핏의 신뢰에 금이 가고 있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잇단 내부자거래 의혹으로 연일 언론의 도마 위에 오르면서 버핏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가고 있다.

버핏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던 데이비드 소콜 넷젯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내부자 거래 혐의로 사임한 데 이어 버핏의 단짝 찰스 멍거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도 같은 혐의로 여론의 심판대에 서면서 버핏의 내부 통제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다.

멍거 부회장은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국 자동차 메이커인 비야디(BYD)에는 버크셔가 투자하기 수년 전부터 투자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실은 버핏에게도 보고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멍거 부회장의 BYD 투자 사실은 소콜 전 넷젯 CEO가 지난 주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하면서 불거졌다.

소콜은 당시 루브리졸의 주식 약 9만6000주를 매입한 것에 대해 “윤리에 반하는 일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하면서 자신과 같은 일례로 멍거 부회장의 BYD 투자를 예로 들었다.

소콜은 “멍거 부회장은 내게 BYD 투자를 권하기에 앞서 상당한 규모의 비야디 지분을 갖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멍거 부회장은 “가족이 리루 매니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BYD 지분을 3% 인수했으며, 이후 소콜에게 BYD 투자를 권고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내가 버핏에게 BYD 투자를 추천할 수 없었기 때문에 소콜에게 제안했다"고 덧붙였다.

버크셔는 지난 2008년 BYD에 2억3000만달러를 투자해 지분 10%를 확보, 작년 연말 기준 지분 가치는 11억8000만달러에 이르렀다.

문제는 버핏이 지난 10년간 버크셔의 주요 거래에 연관되는 기업이나 버크셔가 투자하거나 향후 투자할 기업에 대해서도 주식거래를 금지한다고 누차 경고해왔음에도 주요 인사들이 공공연히 이를 어겼다는 점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버핏이 5월 버크셔의 내부 경영진에게 보낸 메모에서 이같이 당부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영진이 버크셔 투자종목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회사의 통제와 지배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소콜은 윤활유 첨가제 메이커인 루브리졸을 인수 대상으로 버핏에게 권했는데, 그 전에 루브리졸의 주식을 매입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3월 30일 사임, 가치 투자를 중시하는 버핏의 안목에 오점을 남겼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번 내부자 거래 혐의를 계기로 버크셔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실시, 그 동안 세계 금융계에 성역으로 여겨졌던 버핏 왕국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콜이 해임됐다는 억측도 나돌았지만 버핏은 자신을 향할 수도 있는 의혹을 의식해서인지 “그의 행위를 위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애제자를 감싸고 돌았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버크셔의 내부 관리나 이해 상반을 문제시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버핏은 투명성을 자랑했었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투명하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하는 한편 버핏과 친분이 있는 한 저널리스트도 “그런 얘기는 거짓말이라고 해달라"며 "투자자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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