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글로벌 경제위기로 2~3년간 ‘자산 정체기’를 보낸 은행들이 본격적으로 시장 지배력 확대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자칫 외형경쟁이 과도한 쏠림현상과 함께 후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 우량 중소기업과 퇴직연금, 신용카드 시장에서 은행간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과거 가계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에서 대상만 바뀌었을 뿐 전반적인 분위기가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간 영업경쟁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시중은행장들이 너도나도 현장 경영을 외치며 지역 중소기업 방문, 거래 업체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서로 윈-윈하는 방안인 것이다.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위기를 낳을 수 있다. 2003년 카드사태나 2009년 PF 부실사태도 은행간 경쟁으로 인한 과도한 쏠림으로 불거졌고 이를 해결하는데 많은 사회적 비용이 들었다. 특히 PF부실 문제는 아직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올해 초 은행들이 이구동성으로 “내실경영(리스크 관리)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그 다짐이 공언’(空言)으로 그치지 않길 기대한다. 특히 내실경영이 결코 영업경쟁과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란 점을 되새겨야 한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리스크 관리와 영업은 대등하게 나가는 것”이라고 얘기한 것처럼 따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고민되고 병행되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