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銀 "하루에 신규고객 5명 유치하라고요?"

입력 2011-04-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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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금융 고객 1000만명 달성 위해 강압 영업 부활

기업은행이 개인금융 고객 1000만명 달성을 위해 강압적인 영업활동을 다시 펼치고 있다.

8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각 지점마다 신규 개인금융 고객 유치수를 할당했다. 지점 규모에 따라 많게는 월 3000좌에서 적게는 1000좌까지 배정했다.

조준희 행장이 1월 취임한 후 없앤 강압적인 영업활동이 되살아난 것이다. 조 행장은 취임 일성으로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한 불필요한 캠페인과 프로모션을 없애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영업활동이 부활한 것은 실적이 저조했기 때문이다. 자율적인 영업활동으론 신규 유치 좌수가 부족했다. 지난 1월과 2월에는 일평균 5000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했다. 유치 할당을 배정한 이후에는 신규고객이 일평균 1만여명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각 지점의 경영평가시 신규고객 유치 배점도 건당 10점으로 높였다. 경영평가는 상·하반기 한번씩 실시하며 1000점 만점이다. 경영평가로 매겨지는 등수에 따라 성과급 규모도 달라진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1~2점 차이로 등수가 바뀌는 특성상 10점을 높인 것은 적은 비중이 아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창립일(8월1일) 전 개인금융 고객 1000만명을 달성할 계획이었다. 현재까지 980만여명을 채웠다. 당초 계획보다 당겨져 이달 말이면 1000만명 달성이 가능할 전망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이 4대 금융지주로 재편되면서 영업 경쟁이 격화한 점도 기업은행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강압적인 영업활동으로 허수가 발생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조 행장은 평잔이 1만원을 밑도는 고객은 집계에서 제외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영업현장에서는 평잔을 2만원으로 맞추는 경우도 벌어지고 있다. 자칫 숫자만 채운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일선 직원들이 받는 스트레스도 크다. 최근 기업은행의 각 지점은 직원당 하루 평균 몇 명의 신규고객을 유치했는지 점검하고 있다. 직원 실명과 실적인 적힌 문서를 돌려보는 식이다. 서울 소재의 한 지점에서는 일인당 하루에 5명 이상의 신규고객을 유치할 것을 지시하기도 했다. 윤용로 전 기업은행장 시절에는 주택청약 상품 유치 실적을 문서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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