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오는 11일 최근 전산시스템 해킹으로 42만명의 고객정보가 유출된 현대캐피탈의 보안시스템을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은 9일 카드 담당 및 정보기술(IT) 전문가들로 구성된 대책반을 꾸려 특별검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별검사반은 현대캐피탈에 파견돼 보안시스템을 살펴보고 범죄·사고 가능성 등이 없는지 점검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고 가능성보다 유출 고객 수가 많은 점을 고려해 조기에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조만간 검사역을 파견해 사고 원인과 재발 가능성, 유출된 정보 내용 등을 살펴보고 사고 가능성 등에 대비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태영 현대캐피탈 사장도 9일 노르웨이 출장에서 황급히 귀국해 긴급 회의를 여는 등 상황 파악 및 대책 수립에 나섰다.
정 사장은 일단 해커들과 접촉을 시도하기보다 `정공법'으로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관련 사실을 발표한 뒤 이번 사고로 인한 고객 피해 배상 등의 대책을 마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추가로 정보가 유출된 고객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며 "정보가 유출된 고객 수는 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고객 정보는 지난 2월부터 인지가 어려울 정도로 조금씩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며 "전날 경찰이 해커에 대한 검거를 시도했으나 일당이 필리핀 등 해외에 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까지 유출된 고객 수는 42만명으로 전체 고객 180만명의 23% 수준이다. 이들 고객의 이름과 이메일 주민등록번호, 휴대전화 번호 등이 유출됐지만 아직까지 인터넷 등 외부에 이들 고객의 핵심 정보가 공개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현대캐피탈측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