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그룹 3년간 계열사 36%↑·자산 54.2%↑

입력 2011-04-10 09:50 수정 2011-04-1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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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들어 3년간 삼성, 현대차 등 재벌기업을 비롯한 20대 대규모 기업집단의 계열사가 36%, 자산은 54.2%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공정거래위원회와 각 대기업에 따르면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2008년 4월 678개였던 20대 대기업의 계열사는 지난 1일 기준 922개로 36% 늘어났고, 자산총액도 683조6000억원에서 1054조40000억원으로 54.2%나 증가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를 폐지하고, 대기업이 M&A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동시에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도 신성장동력 사업을 확대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하도급업체를 편입시켜 수직계열화하거나 주력사업과 무관한 업종에 무차별적으로 진출하는 재벌의 고질적인 ‘문어발식’ 사업 확장에 대한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재계 1위의 삼성은 계열사가 2008년 59개에서 올해 78개로 3년간 19개(32.2%) 늘어난 가운데 자산 규모는 144조4000억원에서 230조9000억원으로 86조5000억원(59.9%)이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삼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5대 그룹(자산총액 622조5000억원)의 37.1%, 10대 그룹(846조원)의 27.3%, 20대 그룹(1054조4000억원)의 21.9%나 됐다.

현대차는 현대건설을 인수하면서 2008년 36개였던 계열사를 63개로 27개(75%)나 불렸고, 따라서 자산 규모도 74조원에서 126조7천억원으로 71.2%나 많아졌다.

SK는 지난 1일 기준으로 86개의 가장 많은 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으로 조사됐다.

이는 2008년과 비교할 때 22개 늘어난 것이고, 자산은 72조원에서 97조원으로 34.7% 불어났다.

4위 LG는 계열사가 36개에서 59개로, 자산은 57조1000억원에서 90조6000억원으로 뛰었고, 5위 롯데는 계열사는 46개에서 78개로, 자산은 43조7000억원에서 77조3000억원으로 치솟았다.

이어 포스코도 계열사가 31개에서 61개로 거의 배증했으며 자산은 38조5000억원에서 69조8000억원으로 늘어났다.

GS는 2008년 재계 순위 7위였으나 계열사를 57개에서 76개, 자산을 31조1000억원에서 46조7000억원으로 키웠음에도 같은 기간 계열사가 9개에서 21개로 배 이상으로 늘고 자산도 30조1000억원에서 54조4000억원으로 급신장한 현대중공업에 밀려 자리바꿈을 했다.

9위였던 KT는 올해 자산 규모(28조1000억원)에서 밀려 11위로 떨어진 반면 11위였던 한진(33조5000억원)이 9위로, 12위였던 한화(31조7000억원)이 10위로 밀고 올라왔다.

2008년 10위에 랭크됐던 금호아시아나는 대우건설이 떨어져 나가면서 계열사가 52개에서 36개, 자산은 26조7000억원에서 24조5000억원으로 각각 줄어 13위로 내려앉았다.

계열사와 자산총액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기는 했지만 20위까지의 부침도 심했다.

13위 두산은 12위로, 14위 하이닉스는 17위로, 15위 STX는 14위로, 16위 신세계는 18위로, 17위 CJ는 16위로 순위 바꿈을 했다.

특히 GS는 계열사를 24개에서 47개, 자산을 9조6000억원에서 18조원으로 각각 배 가까이 늘리면서 재계 순위를 18위에서 15위로 끌어올렸다.

19위 동부는 20위로, 20위 대림은 22위로 한두 계단 떨어졌으나 22위였던 대우조선해양이 계열사를 8개에서 16개, 자산은 8조7000억원에서 15조5000억원으로 불려 19위를 차지해 20위권에 진입했다.

이런 대기업의 ‘몸집 불리기’에 대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미래 사업을 준비하려면 하도급 업체를 편입하는 등의 수직계열화나 계열사 신설 등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다른 한편에서는 대기업들이 규제 완화의 바람을 타고 중소기업의 영역까지 넘나들며 각종 사업에 손을 대는 식의 문어발식 확장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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