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지진 1개월] 세계 원전산업 악영향 불가피

입력 2011-04-10 11:06 수정 2011-04-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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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원자력 발전산업이 지난달 11일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발생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위기를 맞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선 유출로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참사의 악몽이 되살아나면서 '원전 르네상스'를 꿈꾸던 세계 원전 산업은 불가피하게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기준을 갖춘 일본에서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기존 원전의 안전성을 점검하고 추가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는 등 동요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체르노빌 사태 때처럼 원전 산업이 암흑기를 맞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반면 프랑스와 미국, 중국 등 상당수 국가들이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가운데 터키, 이란 등 일부 국가들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원전정책을 강행해 주변국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전 반대여론 확산…각국, 안전점검 착수 =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원전 논란이 가열되면서 지구촌 곳곳에서 원전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반대하는 시위가 잇따르면서 지난달 26일 베를린, 함부르크 등 독일 각지에서는 25만명이 참가한 대규모 원전 반대 시위가 열렸다.

또 원전 건설을 추진해온 불가리아에서는 80%에 이르던 원전 찬성 여론이 사고 이후 25%로 내려앉았다.

일본 원전위기 이전에도 원전 반대 여론이 60%에 육박했던 이탈리아의 경우 지난달 사고 이후 실시된 한 여론조사에서 반대 여론이 9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정책 잇단 제동…원전산업 '암흑기' 전망도 = 각국에서 속속 원전정책 재검토에 나서는 가운데 가장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원자력 발전으로 전체 전력의 23%를 생산하고 있는 독일이다.

독일은 일본 원전위기 직후 가동중인 원전 17곳에 대해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고 이 중 1980년 이전에 건설된 7곳의 가동을 3개월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지난달 스위스는 노후 원자로를 폐쇄하기로 하고 신규 원전 허가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또 원자력 이용을 계속할지 여부에 대해 오는 2013년까지 국민투표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필리핀은 원자력을 대신할 다른 에너지원 개발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고 대만도 향후 원자력 발전 용량을 줄이고 대체 에너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미국 등 원자력 고수…일부는 안전성 의문 = 중국은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에너지 소비량의 15%를 청정에너지로 채운다는 목표에 따라 기존 원전정책을 고수할 전망이다.

중국은 일본 원전사태 직후 자국내 신규 원전 건설계획 승인을 잠정 중단했지만 현재까지도 핵 에너지 개발 계획의 포기 가능성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원자력 발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프랑스와 미국도 기존 원전정책을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전국 원전 19곳의 원자로 58기에 자국 에너지 수요의 75%를 의존하고 있는 프랑스는 에너지 자급과 환경보호를 위해 기존 원전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원자력발전이 국내 에너지 공급의 20%를 담당하는 미국도 다소 신중한 입장이긴 하지만 에너지 수요 충족과 화석연료의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예정된 원전 건설을 강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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