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천종윤 씨젠 대표, 바이오株 씨뿌리고 첫 열매 딴 개척자

입력 2011-04-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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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 교수 거쳐 벤처 창업...'분자진단' 독보적 기술력 세계가 먼저 알아

▲씨젠 천종윤 대표
과거부터 코스닥시장에서는 바이오사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기업들이 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하지만 그들 중에는 기술력도 보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테마에 엮이고 횡령 및 배임으로 물들어 역사 속으로 사라진 기업들이 부지기수다. 아직 살아남아 있는 바이오기업들 중에는 적자에 허덕이는 기업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10월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씨젠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혜성처럼 등장했으며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년 엄청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실적이 좋은 기업의 주가는 오르기 마련’이라는 말이 있듯 씨젠의 주가는 상장 이후 고공행진을 펼쳤다.

기업이 성장하면 대표이사의 지분가치도 올라가게 마련이다.

씨젠의 창업주이자 대표이사인 천종윤 대표가 보유한 씨젠의 지분은 3월30일 기준으로 416만1144주(21.09%)다. 지난 8일 씨젠의 종가가 3만9600원임을 감안한다면 그의 지분가치는 약 1648억원이다. 상장 6개월여 만에 1000억대 주식부호에 올라선 셈이다.

천종윤 대표는 가난과 역경을 이겨내며 자수성가한 스타일이다. 어린 시절 천 대표는 하루 한 끼니를 걱정하며 살아야 했다. 그가 초등학교 3학년이던 때 부친의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후 학업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나무판자 등을 재활용해 생활비를 벌며 생활했다. 이런 노력으로 어느 정도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됐지만 갑자기 결핵이라는 병이 찾아와 천 대표는 다시 한 번 시련에 닥치게 된다.

학자의 꿈을 포기하지 않기 위해 천종윤 대표는 검정고시를 거처 건국대 농대에 입학했지만 병마 등으로 인해 동기들보다 졸업이 늦어졌다.

건국대를 졸업한 뒤 그는 미국으로 건너가 테네시대학교에 입학해 생명공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이 당시 담당교수의 잘못된 연구과제로 인해 시간을 허비하면서 동년배들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이러한 시련에도 굴하지 않고 천 대표는 인내와 끈기로 더욱 학문에 매진해 하바드대학교, 버클리대학교 박사 후(포스트닥) 연구원과정을 거친다.

이후 천 대표는 국내로 돌아와 이화여대 생물학과 교수직에 몸담게 된다. 이 당시 그는 분자 진단제품 연구를 본격화한다. 분자진단이란 암이나 신종플루, 성병 같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는 DNA 등 유전자를 직접 검사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암이나 신종플루를 비롯해 감기, 성감염증 등 주요 질병을 짧은 시간안에 싼 값으로 정확하게 검사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당시 글로벌 기업들이 오래전 기술을 쓰고 있다고 알게 됐고 이에 새로운 기술로 유전자 진단제품을 만들어 낸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돼 지난 2000년 분자 진단 전문 기업인 씨젠을 창업하게 된다.

천종윤 대표는 막상 씨젠을 창업했지만 회사를 운영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가 않았다. 바이오사업이 그렇듯 연구개발에 자금이 계속 투입되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나타나지 않아 6년동안 회사는 적자에 허덕였다.

하지만 천종윤 대표는 창립 이후 단 한 번도 눈길을 돌리지 않고 오로지 분자진단만을 연구했다.

‘지성이면 감천’이였을까 연구에 몰두한 결과 2006년 ‘DOP(Dual Priming Oligonucleotide : 이중 특이성부여 유전자 증폭기술)’ 기술을 이용한 호흡기 질환 및 성감염증 원인균 진단 제품을 만들어 내며 회사의 극적인 반전을 이끌어낸다.

다국적 기업들의 기존 분자진단 제품은 기술의 한계로 인해 한 번에 여러 병원체를 검사하는 것이 불가능 했지만 DOP기술은 여러 병원체를 동시에 검사하고 병원체 검사의 정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씨젠이 획기적인 분자진단 시약을 개발하자 시장의 반응은 뜨거웠다. 특히 해외에서 기술력을 먼저 인정했다. 미국 4대 검진센터인 ‘바이오레퍼런스’를 포함해 해외 50여개 국가, 300여 병원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09년에는 영국 바이오기업인 ‘랜독스’에 관련 기술을 이전하기도 했다.

이러한 결과 씨젠은 적자폭을 축소해나가기 시작했고 2007년 매출 18억원을 기록해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2008년 42억원, 2009년 131억원, 2010년 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매년 2~3배씩 급성장하고 있다.

천 대표는 회사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고 생각하고 한 단계 더욱 성장하기 위해 코스닥시장 진입을 노렸다.

보통 바이오기업들은 실적이 없이 장기간 연구에 임해야 한다는 점에서 상장특례제도를 통해 상장하지만 천종윤 대표는 일반 기업과 똑같은 방식으로 상장심사를 진행했다. 이미 매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상장특례제도를 통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코스닥시장 상장에도 성공한 천종윤 대표는 상장을 바탕으로 세계 일류 분자진단 NO.1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앞으로의 꿈이다.

이를 위해 암 및 단일연기변이(SNP) 검사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에이즈와 A·B·C형 감염 동시검사제품 개발로 블러드 스크리닝(Blood screening)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기준에 맞는 생산시설도 갖춰 FDA 등 각국 인허가를 취득해 미국·일본·유럽 지사 설립도 할 계획이다.

천종윤 대표는 “분자진단 분야에서는 신기술 개발 자체가 관건이기 때문에 현재 ‘세계 유일’의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인력 양성에 꾸준한 투자를 하고 있다”며 “분자진단 사업은 전 세계에 ‘산업혁명’과 같은 엄청난 반향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두고 2012년 세계 10대, 2015년 세계 최고 분자진단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약력>

△건국대 농대 졸업 △The University of Tennessee, Life Sciences 박사 △하버드 대학교, 버클리 대학교 박사후 연구원 △금호생명과학 연구소 전임 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겸임 교수 △이화여대 생물학과 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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