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의 미국 현지법인인 우리아메리카은행의 경영부실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의 LA한미은행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도 커졌다.
11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우리아메리카은행의 부실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2월 말 은행 임원진에게 부실이 너무 심해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함께 ‘3등급’을 받게 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FDIC의 확정된 등급은 이르면 이달 말경 통보될 예정이다.
평가등급 ‘3등급’은 경영이 부실하다는 의미로, 통상 FDIC와 경영정상화 이행약정(MOU)을 체결하고 경영 감시를 받게 된다. 우리아메리카은행은 금융위기 전까지 1등급을 유지했지만, 2009년 이후 부동산 관련 대출을 중심으로 부실이 발생해 평가등급이 3등급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우리아메리카은행은 경영상의 ‘족쇄’가 되는 MOU 체결을 막기 위해 대주주인 우리금융지주의 추가 증자와 부실정리 등을 FDIC에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작년 말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실 정리로 7000만 달러 증자를 실시했던 우리금융은 추가 증자가 불가피해졌다.
또 미국 동부 지역에선 우리아메리카은행을 통해, 서부 지역엔 LA한미은행을 통해 미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는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의 계획도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커졌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은행 간 M&A 승인 여부를 심사할 때 인수 금융회사의 경영평가 등급이 적어도 2등급 이상은 돼야 한다는 내부 가이드라인(지침)을 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리아메리카은행이 MOU 체결만은 피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면서 “하지만 등급이 조정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추진해 오던 LA한미은행 인수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우리금융이 추가 증자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