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은행들이 리파이낸싱 전략을 통해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은행(BOC)은 최근 뉴욕시에 있는 한 오피스 빌딩 관련 2억5000만달러(약 2715억원) 이상의 리파이낸싱 대출을 진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지난해 6월 공상은행은 맨해튼 중심부에 있는 27층 오피스 빌딩 관련 약 1억5000만달러 규모의 리파이낸싱을 제공했다. 이는 공상은행의 미국 상업용 부동산 관련 첫 대출이다.
리파이낸싱은 낮은 금리로 대출을 새로 받아 현재 갖고 있는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다.
대출을 받는 미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대출을 갈아타면서 이자 부담이 낮아지는 이득을 얻고 해외시장 비중이 다른 나라 은행들에 비해 낮은 중국 은행들은 미국시장 진출을 확대할 수 있어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중국 은행들의 미국 시장 리파이낸싱은 주로 자금 수요가 큰 대형 상업용 부동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공상은행과 BOC 등 중국 메이저 은행들은 미국 부동산 가치가 현재 바닥권에 있어 추가 가격 하락 위험이 적기 때문에 부동산 관련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특히 뉴욕시는 사무실 수요가 많기 때문에 중국 은행들은 이 지역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을 선호하는 편이다.
부동산 컨설팅업체 쿠시맨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뉴욕시 중심부인 맨해튼 미드타운의 지난 1분기 공실률은 8%로 떨어져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중국 은행들은 1990년대 일본의 버블붕괴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교훈을 얻어 미국 부동산 관련 투자나 대출을 할 때 비교적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평가다.
중국 은행들은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출할 때 확고한 실적을 쌓아 올린 메이저 업체인지를 우선 고려한다.
대출 규모도 부동산 가치의 65%를 넘지 않는다.
미국 은행들은 금융위기 전 부동산 시장이 호황을 누렸을 당시 부동산 가치의 80%가 넘는 자금을 대출하는 일이 빈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