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기업 옥죄기' 度 넘었다

입력 2011-04-13 11:19 수정 2011-04-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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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하루 만에 3건…숨막힐 지경

정부의 기업 옥죄기 강도가 날로 거세지고 있다. 12일 하루 동안에만 세 건이다.

재계는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숨 쉴 구멍도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포퓰리즘 정책을 통해 물가불안의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려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오전 8시...개정 상법 국무회의 통과=준법지원인 의무채용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1년 뒤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이 준법지원인을 두게 됐다. 민감한 문제인 ‘일정 규모’는 일단 대통령령으로 유보돼 준법지원인제가 기업 경영에 미칠 파장을 정확하게 가늠하기는 어렵다.

기업들은 “대통령은 중소기업의 부담을 줄이는 방안으로 하겠다고 했지만,‘옥상옥’의 규제를 새로 만들어 변호사 밥그릇만 챙겨주게 됐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기업들이 준법지원인을 이중 규제로 단정하는 이유는 최고 의결기구인 주주총회에서 선임하는 상근감사와 사외이사가 존재하는데 이사회가 뽑는 준법감시인이 추가되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한 중견 기업 관계자는 “일 잘하는 영업사원 월급의 몇 배를 줘도 변호사 한 명을 구하기가 힘들다. 솔직히 말해 취직 못하는 변호사들한테 일자리를 주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공정위 이통3사 요금자료 싹쓸이=정부가 기름값 인하 압박이 성공하자 이번엔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이동통신사를 정조준했다. 방통위, 공정위, 기재부가 지난 달 초 통신요금 TF활동을 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별도로 공정위는 통신요금 담합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날 이통 3사에서 방송통신위원회, 경쟁사 등을 상대하는 대외 부문과 요금기획 부문에서 스마트폰 요금 관련 문서와 데이터를 전격 수거해갔다. 기름값 인하에 성공한(?) 정부가 통신요금 인하를 위해 통신사 압박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한발 더 나아가 공정위는 휴대폰 제조사도 조사 중 이다. 스마트폰 출고가 인하를 포함한 단말기 유통시장 개선안까지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정유사 기름값 인하 때도 그랬다고 하더니, 이통사에도 공정위가 가격 관련된 자료를 모두 수거해갔다”고 전했다.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최중경 장관 “정유사 원가 공개할 것”=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정유사별로 정제 마진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취임 초 “회계사 출인인 만큼 자세히 들여다 보겠다”던 말을 지키겠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공정위는 정유업체로부터 휘발유 가격과 관련된 모든 자료를 수거해갔다. 또 정부는 1994년 석유가격 고시제 폐지 이후 정유업계가 한 번도 내놓지 않은 휘발유의 원가정보를 제출하도록 요구 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석유제품 수출 세계 4위인 국내 정유업계는 충분히 원가를 낮출 수 있는데도 원가가 어떻게 결정되는 지 자료를 내놓은 적이 없다”며 “원유 도입가격과 휘발유 원가 등 전반적인 가격결정 구조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보수층에서 좌파정부라고 비판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도 아파트 분양가 원가 공개를 반대하며 자유시장경제 기본원칙에 충실하려고 했다”며 “노 전 정권을 좌파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던 이명박 정부가 과거 10년간 좌파정부 보다 더 시장 논리를 거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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