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넋나간 농협' 과연 금융기관인가...전산마비 3일째 파장 일파만파

입력 2011-04-14 10:53 수정 2011-04-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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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 못찾고 복구도 못한채 우왕좌왕...네번이나거짓말 고객정보 훼손가능성 제기

농협중앙회의 전산망 장애가 3일째 이어가고 있다. 이번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농협은 대형 금융사라고 말하기 부끄러울 정도로 대책 미흡과 사건 감추기에 급급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문인력 부족, 관리 소흘, 후속 대책 미흡이란 총체적 부실을 드러냈다. 하지만 농협은 전임 농협 회장 비리사건 때마다 취했던 사건 축소와 감추기에 급급했던 모습과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어 금융권의 빈축을 사고 있다. 오히려 “복구됐다”는 양치기 거짓말만 네번이나 해 그말을 믿은 고객들의 피해만 부풀렸다.

전산장애 3일 동안 원인 파악도 못한채 소 잃고 외양간이라도 고쳐야 하는데 이마저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허둥지둥하고 있는 모습만 보였다.

농협은 14일 오전까지 전산망 장애를 완벽히 복구하지 못했다. 아직까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및 체크카드 거래는 정상화 되지 않았다. 농협은 이날 오후 2시까지 복구한다는 계획이다.

복구가 늦어지는데는 농협이 사고를 숨기는데 급급했기 때문이다. 중계서버의 중요 파일이 삭제됐다면 외부 기관에 긴급히 지원을 요청해야 하지만 농협은 그러지 않았다. 전산망 장애가 40시간 이상 지속되며 일으킬 파장을 고려하지 않은채 어물쩍 넘어가는 데만 치중했다.

실제 농협은 지난 12일 오후 5시 전산 장애가 시작된 이후 단 한번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최원병 농협회장은 일언반구도 없다. 외부업체의 서버 관리 직원의 노트북에서 삭제 명령이 내려지면서 장애가 발생했다는 사실도 모두 취재를 통해 알려졌다. 농협은 전산장애의 최초 발생 원인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결국 농협은 13일 오후 외부에 손을 내밀겠다고 밝혔다. 자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진작에 알았겠지만 표명은 만 하루가 다 지난 뒤에야 했다. 농협의 전산장애의 원인 규명은 경찰 또는 경찰을 통해 이뤄질 전망이다.

신뢰도는 추락했다. “복구했다”는 양치기 거짓말만 네번이나 했다. 늘어나는 고개 불만에 불을 지핀 셈이다. 내년 지주사로 전환해 금융권 5강 체제를 만들겠다는 계획이지만 고객의 불만이 땅에 떨어진 상황에서 누가 농협 통장을 만들지 의문이다.

고객 정보가 일부 손상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기관의 서버 파일은 최고 관리자 권한이 아니면 삭제가 불가능하다. 은행 전산관리자는 “중요 파일이 삭제됐다는 것은 최고 관리자 권한으로 접근한 것”이라며 “저장되지 않은 일부 파일의 손상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농협은 부족한 전문인력도 이번 사고에 일조했다. 농협의 전산망 복구에 투입된 인력은 200여명이다. 언뜻 많아 보일수 있으나 타행에 비해서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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