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최중경 장관의 막말 시리즈

입력 2011-04-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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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중경 지식경제부장관의 계속되는 ‘도’를 넘어서는 발언을 보면 과연 그가 시장경제를 최고의 가치로 하는 한 국가의 최고 공직자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대내외 환경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과의 공조가 어느때보다 부각되고 있는 시점에 국가 산업의 실물 책임을 지고 있는 지식경제부 장관이 5공 시절에나 있을 법한 방식으로 기업을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 13일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조찬간담회에서 “기업을 운영하시는 분들은 협력업체 납품단가를 후려쳐 이익을 내는 중간 간부들을 해고시켜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퇴임을 몇 년 앞둔 기업 관료들이 단기 성과를 내려고 부품업체들의 납품단가를 인하하는 것은 모기업의 경쟁력을 크게 저해한다”고 덧붙였다.

최 장관의 이 같은 발언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12일엔 국회의에서 “정유사별로 정제 마진율을 공개하겠다”고 밝혀 관련 업계를 패닉상태로 몰아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업을 윽박지르고 시장을 통제하는 잇딴 발언은 물가잡기 목표에 집착, 자유 시장경제를 무시하고 무조건 나를 따르라는 60~70년대식 관치의 전형이다. 세계화 시대에서 치열한 글로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들로서는 황당하면서도 답답할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교한 시장 메커니즘을 통해 해법을 찾는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성과는 나지 않고 혼란만 부를 수 있다. 정교함과 합리성을 갖추지 않은 정책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 정책의 실패는 용서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실물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수장으로서 한국 경제와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산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려는 자세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임에도 최 장관은 정책실패를 가져올 수 있는 말을 너무 쉽게 한다.

최 장관은 정교하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업계와 멋진 게임을 하기 바란다. 업계도 흔쾌히 승복할 수 있는 정책으로 시장에 나서기를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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