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축구 '꿈의 무대'에서 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유럽파 축구선수들이 각자의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미니 한일전'이 펼쳐진다.
'산소탱크' 박지성(30)이 뛰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수비수 우치다 아쓰토(23)가 활약하는 샬케04(독일)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 맞붙게 됐기 때문이다.
맨유가 13일(이하 한국시간) 8강 2차전에서 박지성의 역전 결승골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숙적'인 첼시를 누르고 준결승전에 선착했고, 샬케는 14일 '디펜딩 챔피언'인 인터 밀란을 물리치고 4강에 합류했다.
최근 부상을 딛고 복귀한 박지성은 정규리그에서는 물론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도 전술의 핵으로 활약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8강 1차전에서는 공수를 오가며 팀의 1-0 승리에 일조했고 13일 2차전에서는 첼시의 1-1 만회골이 나온 지 불과 1분도 채 안 된 후반 32분에 과감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갈라 '빅 클럽 킬러'의 면모를 과시했다.
박지성이 6년째 맨유에서 뛰면서 성공적으로 유럽 빅 리그에 안착했다면 우치다는 지난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직후 일본 J리그 가시마 앤틀러스에서 샬케로 둥지를 옮긴 '새내기 유럽파'라고 할 수 있다.
스피드와 날카로운 크로스, 과감한 오버래핑 등을 무기로 첫 시즌인데도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주전 자리를 굳혔다.
올 시즌 리그에서 22경기를 뛰었고 챔피언스리그에서는 9경기에 출전해 도움 한 개를 기록하는 등 팀 내에서 만만치 않은 비중을 차지하며 유럽 무대에 안착해 결국 일본 선수로는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무대에 오르게 됐다.
박지성과 우치다는 올해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미 한차례 부딪친 바 있다.
이 경기에서 양팀은 2-2 혈투를 펼쳤고 결국 승부차기에서 승리한 일본이 결승에서 호주까지 꺾고 우승컵을 차지했다.
자신의 국가대표 은퇴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아쉽게 돌아섰던 박지성에게는 챔스리그 4강이 당시의 패배를 되갚아줄 기회인 셈이다.
주로 왼쪽 측면 미드필더로 뛰면서 수비에도 많은 기여를 하는 박지성과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고 있지만 공격적 성향이 강한 우치다는 포지션 상으로도 정면 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한국 선수로 유럽 무대에서 최고의 성공 신화를 써 내려온 박지성과 이제 막 일본 축구사를 새로 장식할 참인 우치다.
축구 대결이라면 절대로 물러설 수 없는 두 나라를 대표하는 유럽 빅리거들의 맞대결은 오는 27일 새벽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