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위기 SK, '독'하게 변한다

입력 2011-04-15 11:00 수정 2011-04-1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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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름값 내렸는데.. 통신비까지 내리라고 압박

SK그룹이 이를 악물었다. 정부의 압박으로 기름값을 내린 데 이어 통신요금도 조만간 인하해야 할 처지다. 그룹 주력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의 수익이 몇천억원이 주는 등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그룹 내부에서는 지난 2003년 소버린 사태 이후 가장 큰 위기라는 인식이 나올 정도다. SK가 이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조직 다잡기에 나섰다. 내부조직 정비, 인적쇄신, 신사업 개척 등으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각오도 비친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정부의 연이은 압박으로 인한 경영불확실성을 없애기 위해 독하게 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 14일 전격적인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한 것도 그 일환이다. 비정기 인사를 단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조직개편으로 3개 CIC 8부문 74실·본부를 3개 CIC 7부문 68실·본부로 줄였다.미래경영실의 기능도 강화했다. 미래경영실은 회사의 단기·중기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미래 전략 등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는다.

유통, 물류, 금융, 교육 등 신사업 분야를 담당하는 산업생산성향상(IPE) 사업단을 C&S(컨설팅 앤드 솔루션) 사업단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기업사업부문 산하 조직으로 편성했다.

이번 조직개편 및 임원 인사에 대한 SK텔레콤은 “신성장 사업 부문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등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발빠르게 대처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와 정치권의 연이은 통신비 인하 압력, 공정거래위원회의 통신요금 담합 및 휴대폰 출고가 관련 조사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KT보다 1년 4개월 늦은 지난 3월 아이폰을 도입하며 스마트폰 경쟁에 뒤처졌다는 인상을 남긴 점을 봤을 때 이번 인사가 문책성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인사 조치를 취해 임원 7명도 줄였다. 회사 내에 비장함마저 감돈다.

포털 시장에서도 이를 악문 모습이 보인다. 1위 NHN(네이버)를 무너트리기 위해 SK텔레콤 자회사인 3위 SK컴즈(네이트)가 2위 다음커뮤니케이션(다음)과 연합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다음과 네이트의 검색점유율을 단순 합치면 25%에 불과하지만, 두 회사의 사업공동추진에 따른 시너지는 훨씬 큰 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SK그룹은 또 체질개선을 위해 글로벌 영토 확장에 적극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출범한 SK차이나를 중심으로 중국 사업 체계를 재구축하고 중남미·중동·동남아시아 등 이머징 마켓을 글로벌 거점지역에 포함시켰다. 최태원 회장은 직접 전세계를 돌며 ‘자원부국 경영’을 챙기고 있다.

SK그룹이 주력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이노베이션 수익성 악화라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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