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4대강 첫 완공 앞둔 금강 가보니

입력 2011-04-17 16:36 수정 2011-04-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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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본류와 미호천이 만나는 이 구간의 수질이 3급수로 금강에서 가장 나빴습니다. 그러나 2009년 4대강 사업 이후 주변 농경지나 과수원들이 정리되면서 2.5급수 정도로 올라갔지요. 요즘은 어류들이 늘어서 원앙 왜가리 등 철새나 오리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금강 세종지구 1공구 대우건설 박태균 현장소장)

금강 본류와 미호천이 만나는 4대강 합강경 인근 자연습지. 80만㎡에 이르는 이 자연습지는 지난 1980년 상류에 대청댐이 만들어진 이후 수량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레 만들어진 것.

지난 15일 국토해양부 4대강추진본부와 기자가 찾아가 본 이 곳은 수목과 수생식물이 푸르게 자라 있는 사이로 물웅덩이가 곳곳에 패여있는 광경이 어느정도 습지가 살아 숨쉬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2009년 이후 4대강 사업에도 여전히 습지로 보호되고 있었던 것.

오히려 강 바닥 준설을 통해 유기물질이 제거되면서 물이 더 맑아졌다는 것이 현장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특히 주변 농경지와 과수원들을 정리하면서 각종 비점오염원 등이 차단돼 이 곳 수질이 더 깨끗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4대강 보 가운데 가장 빠른 오는 6월말 준공예정인 금남보의 높이를 4m이하로 낮추고 보 위에 보행로를 갖추지 않은 것도 습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귀뜸이다.

취재진과 동행한 유인상 대전지방국토관리청장은 "갈수기 때 초당 35만톤 정도가 금강 유역에 흐른다. 그러나 초당 95만톤이 흘러야 주변 생태에 가장 적합하다고 한다"며 "물을 가두는 역활을 하는 금남보는 생태를 복원시키는 자연친화적인 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금남보는 16개 4대강 보 가운데 유일하게 보 상판에 다리를 설치하지 않았다. 습지 등의 주변 환경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를 설계했고 평상시 금남보의 기울기를 58도로 유지해 저층수가 초속 6m로 빠르게 흘러 유기물을 흘려보낼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인근의 준설 작업 때문에 이날 40도 기울기로 눕혀놓았던 금남보의 가동보 구간을 20여분에 걸쳐 천천히 42도 각도까지 일으키자 조용하던 강 물결이 금세 하얀 거품을 뿜어내며 세차게 흘러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금남보 상류의 세종지구 2공구 현장은 강 주변에 잔디를 입히고 수목을 심는 식생 작업과 높은 곳에서 금강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2공구 시공을 맡은 최승권 두산건설 현장소장은 "생태 보전에 무게를 두고 자연환경을 지키고 복원하는 데 주력하면서 강이 지닌 원래의 모습을 최대한 살리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지구에서 버스로 30분 가량 이동하니 지난해 가을 대백제전 축제가 열렸던 충남 공주 고마나루가 나왔다. 금강살리기 7공구 사업이 한창인 이 구역을 착공 이전 촬영한 과거 사진과 비교해보니 강폭이 더 넓어진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유 청장은 "공사를 하기 전에는 이 지역의 강 수면폭이 50m밖에 안됐는데 지금은 200m로 늘어났다. 냇물처럼 흐르던 강이 갈수기인 봄에도 과거의 4배로 유지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인근에 들어선 금강보가 완공되면 수위가 상승해 고마나루 백사장의 상당 부분이 물에 잠긴다든지, 금강 다른 구간의 유적지나 동물 서식지가 4대강 사업의 영향으로 일부 파괴될 것이라는 등의 비판론은 완공을 불과 몇 달 앞둔 이 시점까지도 여전히 힘을 잃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차윤정 4대강추진본부 환경부본부장은 "모든 공정에 자연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법이 총동원됐다"며 "예전에는 금강 주변을 따라 걷는 것은 상상도 못할 정도로 불편했는데 앞으로는 자전거길, 산책로를 통해 풍경을 즐기며 거닐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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