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이 나올법한 이야기가 골프장에서 벌어졌다.
장소는 경남 고성 노벨CC. 골프클럽을 담는 캐디백이 아닌 보스턴백(옷가방)의 주인이 바뀐 것이다. 물론 라운드가 끝나고 나서 집으로 돌아갈 때는 옷가방을 골프장에 놓고 오거나 다른 골퍼의 백을 갖고 가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하지만 골프장에 도착해서 플레이하기도 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귀신(鬼神)이 곡(哭)할 노릇’이다.
이런 엉뚱한 일이 벌어진데는 옷가방이 동일한 제품이었기때문. 화제의 주인공은 노벨CC와 레히크힐스 경남CC 회원인 김씨와 정씨. 둘다 레이크힐스CC의 옷가방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골프장에 먼저 도착한 것은 김씨. 그런데 티오프 시간에 늦어 허겁지겁 도착한 정씨가 김씨의 옷가방을 들고 라커룸에 들어가 옷을 갈아 입고 티오프를 했다. 이 때문에 김씨의 가방이 감쪽같이 없어진 것이다. 정씨 팀은 이미 플레이에 들어간 상황.
당연히 프론트앞은 소란이 벌어졌다. 옷가방을 잃어버린 김씨는 골프장 현관직원과 옷가방 찾기에 나섰다. 물론 집으로도 전화를 해보았고. 분명한 것은 집에서 옷가방을 챙겨 골프장에 왔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한참을 찾고 있다가 발견한 것이 정씨의 가방. 마침 네임택이 붙어 있었고 그곳에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전화를 걸었다. “혹시 옷과 골프화가 맞느냐”고 묻자 되돌아 대답은 “어, 이상한데요. 바뀐 것 같습니다.”
정씨는 3번홀에 있다가 클럽하우스로 돌와왔다. 신기한 것은 골프화 사이즈와 옷이 맞았다는 사실이다. 모르는 사람같으면 화를 내며 자칫 감정싸움으로 번질 이 사건은 둘다 같은 골프장 회원인데다 거주지 또한 거제도여서 지인이었던 것. 정씨는 “집사람이 챙겨준 것을 그대로 갖고온데다 티오프 시간이 늦어 얼떨결에 옷가방이 바뀐 것을 몰랐다”며 김씨에게 정중히 사과를 한 뒤 웃지못할 해프닝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