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기관이 보유한 부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권을 처리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이 추진된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주요 은행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배드뱅크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 중이다.
금융기관의 부실 자산이나 채권을 사들여 처리하는 배드뱅크는 은행들이 일정금액을 출자해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하는 민간 조직이다.
당국 관계자는 "현재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배드뱅크인 유암코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매입하고 있지만 심각한 PF 채권 부실화를 감안하면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 금융권의 PF 부실채권 규모는 9조7천414억원으로 전년(3조4천39억원)에 비해 약 3배 증가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지난해말 PF대출 연체율과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25.1%와 9.2%로 전년의 10.6%와 5.7%에서 대폭 늘어났고, 은행도 연체율이 1.67%에서 4.25%로 부실화가 심각한 상태다.
PF 부실채권 규모를 감안하면 배드뱅크 출자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융당국과 시중은행들은 배드뱅크 출자규모와 참여 금융기관 등의 구체적인 시안에 대해 실무협의를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권의 PF 채권 회수로 인한 건설사 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늦어도 2분기 내에 배드뱅크 설립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올해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 부실채권이 더 늘어나 캠코와 유암코만으로는 정리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며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면 채권 매각도 은행들이 원하는 적정한 가격 수준에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