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부실 채권 처리전담 민간 배드뱅크 만든다"(종합)

입력 2011-04-18 11:10 수정 2011-04-18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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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동 금융위원장, 5개 지주 회장 회동

금융당국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 처리를 전담하기 위한 민간 배드뱅크(Bad Bank)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1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간에서 5대 금융지주 회장과 조간간담회에서 "부실 PF 처리를 전담하기 위한 배드뱅크 설립을 검토 중이니 지주사 회장들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 배드뱅크는 PF 대출 규모에 따라 금융회사들이 일정금액을 출자, 특수목적회사(SPC) 형태로 설립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재 유암코와 캠코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 매입을 전담하는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 심각한 부실화를 감안해 시중은행들이 참여하는 새로운 배드뱅크를 설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자산관리공사(캠코)와 민간배드뱅크인 유암코가 금융기관들의 부실채권을 사들이고 있지만 심각한 PF 채권 부실화를 감안하면 새로운 배드뱅크가 설립되는 편이 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새로운 배드뱅크 설립을 위해 지주사들과의 구체적인 실무협상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PF 부실채권 규모를 감안하면 배드뱅크의 출자규모는 1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기존의 PF 사업장에 지급보증을 선 시공사들도 자사 주식이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을 출자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에 설립이 추진되는 PF 배드뱅크는 PF 채권의 부실 정도를 판단해 할인된 가격에 매입, 사업성 등에 대한 평가를 거쳐 시행사나 시공사를 교체한 뒤 정상화시키는 등의 절차를 밟는다.

금감원은 최근 금융권의 PF 채권 회수로 인한 건설사 부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늦어도 2분기 내에 배드뱅크 설립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금융지주회사들이 정상화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사업장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금융지원을 하기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들이 정상화 가능한 프로젝트 파이낸스(PF) 사업장에 적극 지원키로 했다"며 "정부와 금융사가 (PF 문제에)긴밀히 협의해 대책을 강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부동산 PF 현황을 정부가 전수조사 중"이라며 "금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 일시적으로 어려워진 건설사 유동성에 관심을 갖고 대응해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PF 부실 문제에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있냐는 질문에는 "정상화 가능한 사업장을 조기 정상화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금융지주 회장들에게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의 사례에서 보듯이 금융권의 지원이나 대응이 소극적이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역시 정부의 이같은 취지에 동감하고 적극 나설 전망이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정상화가 가능한 건설사들은 대출을 롤오버(만기 연장)해 주는 등 금융권이 지원하는 게 국가 경제에 맞다"고 밝혔다.

이어 "오늘 간담회에서 일시적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는 지원을 해줘야 하지 않겠냐는 얘기들이 오갔다"고 덧붙였다. 이는 건설업계 자금 지원 등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풀이된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도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를 금융회사에서 돕는 건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현대캐피탈 해킹과 농협 전산마비 등 금융회사의 전산보안 관련 문제에 대해 “금융권의 정보·통신 보안시스템과 관련해 개별 지주사별로 인력과 예산을 확충하기로 합의했다”며 “IT 설비보다는 운영과 관리가 중요한 만큼 하청업체 관리를 특별히 요구하고, IT 인력 보완은 정부도 특별히 지원하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관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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