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사람의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총진흥청과 서울대 연구팀은 사람의 비만과 돼지의 지방이 어떤 공통점을 갖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대조실험을 실시한 결과 돼지의 지방 두께를 조절하는 유전자가 사람의 복부 및 견갑골(어깨뼈) 피하지방 비만에도 공통적으로 관여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농진청과 서울대는 지난 2002년부터 돼지 572마리를 대상으로 집단 분석연구를 통해 돼지의 19개쌍 염색체 가운데 6번 염색체 특정 영역이 지방형질과 관련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유전체 해독(18.2Mb)을 통해 72개의 유전자를 밝혀냈으며 이중 13개의 유전자가 지방형질과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양기관은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에서 한국인 집단 8842명을 대상으로 복부비만과 관련해 조사한 자료를 바탕으로 돼지 지방형질과 연관된 13개의 유전자를 일일이 비교 분석해 비만과 관련해 사람과 돼지에서 공통적으로 관여하는 3개 유전자를 찾아냈다.
돼지 등지방 두께를 조절하는 3개의 유전자는 FAM73A, NEGR1, TTLL7 등으로 이들 유전자는 사람의 복부와 견갑골 피하지방의 원인 유전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NEGR1은 사람의 비만과 관련있다는 내용의 논문이 지난해 네이처지에 보고됐다.
또 NEGR1, TTLL7을 포함한 돼지의 나머지 8개 유전자는 사람의 신경전달 및 정신 안정과 관련된 유전자로 밝혀졌다.
이번 연구결과 돼지의 지방형질과 사람의 비만과 연관성이 확인됨에 따라 돼지를 사람 비만연구에 활용할 경우 효과적인 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비만치료제 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농진청 동물유전체과 이경태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돼지를 질병치료에 활용할 수 있다는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돼지의 6번 염색체에서 벗어나 나머지 염색체를 대상으로 추가로 연구할 경우 의미있는 또 다른 연구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