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40대 쌍두마차' 김호-홍대유 조교사

입력 2011-04-22 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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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에는 총 54개의 마방을 관리하는 조교사가 있다. 조교사는 스포츠로 치면 감독과 같다. 우수한 경주마를 미리 발굴해 스카우트하고, 매 경주별 작전을 구상하며, 경주마의 훈련과 컨디션까지 체크한다. 이제 막 데뷔한 견습기수를 베테랑 기수로 키우고, 다른 마방의 성적을 분석하는 일까지 모두 조교사의 몫이다.

지금까지 서울경마공원의 조교사 판도는 명장(名將) 신우철(58) 조교사를 필두로 50대 중후반대가 이끌었지만, 최근 기수·관리사로 활약했던 40대들이 세대교체의 거센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 중심에서 김호(43) 조교사와 홍대유(48) 조교사가 있다. 올해로 데뷔 6년차를 맞았다는 공통분모를 가진 이들은 올해 나란히 통산 100승 고지를 돌파하며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로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김호 조교사

올해 경마계 이슈는 단연 김호 조교사다. 4월에만 12전 5승 2위 3회, 복승률 47.1%의 성적을 올린 그는 올해 총 15승으로 박대흥(52세)·하재흥(56세) 조교사에 이어 다승랭킹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게다가 지난 2일 6경주에 출전한 ‘경희만세’가 우승을 기록하며 데뷔 6년차에 100승을 기록하는 기쁨을 맛보기도 했다.

대개 마흔 살 안팎이면 한창 마방의 조교보(마방 총괄 팀장)를 하며 지도자 수업을 받는 나이지만, 김호 조교사는 조교보시절 독보적인 경주마 혈통분석 및 훈련성과를 프리미엄 삼아 2006년 38세의 나이로 조교사로 ‘월반’했다. 서울경마공원 53명의 조교사 평균 나이가 50세. 올해 다승랭킹 10위내 조교사의 평균나이가 53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그의 성장은 매우 빠른 편이다.

그의 강점은 특유의 친화력. 이를 바탕으로 마주들이나 기수들은 물론, 자신의 마방에 소속된 마필관리사까지, 가족처럼 지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먼저 다가 상대방을 배려하며 유대관계를 쌓아가자, 점차 서로의 흉물을 터놓으며 형제처럼,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홍대유 조교사

서울경마공원 스타 기수 출신인 6조 홍대유 조교사는 올해 96승으로 한해를 시작해 지난 2월 27일 3경주에 출전한 ‘제트삭스’의 우승으로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홍 조교사가 100승을 기록하는데 있어 ‘밸리브리’라는 명마를 빼놓을 수 없다.

조교사 전업을 앞두고 있던 2006년 홍 조교사가 미국으로 연수를 갔다가 우연하게 ‘밸리브리’를 발견했고, 2,800만원의 헐값에 국내로 들어온 ‘밸리브리’는 홍 조교사의 훈련 아래 명마로 거듭났다.

홍 조교사가 마방경영에 있어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팀워크다. 그는 “말과 나 자신이 하나가 됐을 때 보여주는 파워는 개개인이 힘보다 훨씬 크며 강력하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빠른 판단력, 불같은 추진력, 민첩한 순발력으로 압축되는 그의 마방운영 스타일은 기수시절 경험에서 비롯됐다. 또한 각 경주마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도 기수 시절에 배운 경험 덕이다.

올해 75전 8승을 기록하고 있는 홍대유 조교사는 9세의 ‘밸리브리’가 여전히 마방의 대표마로 든든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고, 3세의 ‘오섬시크릿’, ‘영웅이천’ 등이 신예 기대주로 성장하고 있어 잠재력 만큼은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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