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100% 알기] '전월 할인건은 이용실적에서 제외' 이게 무슨 뜻?

입력 2011-04-22 11:02 수정 2011-04-22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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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도 진화하고 있다. 그런데 그 진화가 마냥 소비자에게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카드사가 더 많은 혜택으로 고객을 유혹하면서도 동시에 손실을 막기 위한 허들을 그만큼 높이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전월 할인(또는 적립)건은 이용실적에서 제외합니다’와 같은 내용의 약관 조항이다. 얼핏 봐서는 무슨 의미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보통의 신용카드, 특히 할인카드는 기본적으로 30만원 가량의 전월 이용실적을 요구한다. 즉 지난달에 그 카드로 30만원 가량을 써야 이달에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이 때 이용실적은 보통 청구서상에 찍히는 금액이다. 하지만 할인이나 적립 혜택을 0.1%라도 본 곳의 실적은 제외하고 할인 혜택이 없는 곳에서 특정 금액 이상을 써야 한다는 게 이 조항의 의미다.

일례로 ‘현대카드R’을 보자. 이 카드는 백화점, 대형 할인점 등에서 최대 10%의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카드다. 이 상품은 백화점·대형 할인점·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건당 5만~10만원 결제시 5%, 10만원 이상 결제시 10%를 최대 5만원까지 적립해주는 카드다. 적립 서비스는 전월 이용실적 30만원 이상이 돼야만 제공된다.

그런데 여기에 ‘전월 적립처리된 이용금액 전액은 전월 실적 산정시 제외됩니다’라는 문구가 붙는다. 백화점에서 10만원짜리 상품을 매달 5개씩 산다고 5만 포인트를 모을 수 없다. 매달 5만 포인트씩 모으려면 적립이 되는 50만원뿐만 아니라 적립이 안 되는 곳에서 30만원 총 80만원을 사용해야 한다. 결제건당으로 최대 10% 적립이라는 말은 맞지만 일반 상식으로는 최대 6.25% 적립이라고 해야 옳다.

이보다 급이 두 단계 더 높은 ‘현대카드R3’는 전월이용실적 100만원 이상시 10%, 최대 10만 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이 카드도 똑같이 전월 적립실적은 이용실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매달 10만 포인트씩 쌓으려면 최소 200만원씩을 써야 한다. 이 때 적립률은 5%로 두 단계 아래의 현대카드R의 6.25%보다 낮다. 대신 현대카드R3는 M포인트 적립 기능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 나오는 주력상품격의 할인 카드는 대부분 이같은 실적 산정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 아니냐’고 항변할 수 있겠지만 카드사도 할 말은 있다.

긁은 만큼 정직하게 쌓아주는 포인트 적립과 달리 할인 카드는 체리피커들이 많기 때문이다.

할인 혜택을 위한 비용은 해당 가맹점과 카드사가 나눠서 분담한다. 카드사는 할인 혜택이 없는 곳에서 회원이 카드를 긁어 나오는 수익으로 할인 비용을 감당해야 한다. 그런데 할인 혜택이 있는 곳만 찾아다니며 카드를 쓴다면 카드사 입장에서도 골치가 아플 수 밖에 없다. 이런 고객이 많다보니 카드사들이 이런 기발한 아이디어를 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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