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트렌드]공짜 문자메시지 세상...통신사 냉가슴

입력 2011-04-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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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 다음마이피플 이어 삼성전자도 가세

▲문자메시지를 공짜로 보낼 수 있는 대표적인 모바일메신저 '카카오톡'
김부장 "회의준비 다 됐나?" 박대리 "오전 중에 마무리됩니다." 김부장 "사진자료는 됐나?" 박대리 "바로 보내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문자메시지 대화가 진행된다면 둘 중 한 명은 답답한 마음에 전화통화 버튼을 누르게 된다. 일상적인 대화가 문자메시지로 오가게 되면 짧은 음성통화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수시로 문자메시지를 날리고 대용량 사진파일도 메신저로 전송한다. 이용료가 공짜인 모바일메신저 덕분이다.

반대로 이동통신사들은 고정수입원이었던 문자메시지와 음성통화의 영역을 모바일 서비스사업자들에게 잠식당하고 있어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구축한 네트웍을 이용해 모바일서비스사업자들이 공짜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논란 이른바 ‘망중립성 이슈’가 최근 통신시장에 화두다.

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의 연간 문자메시지 매출액은 1조5000억~2조원 정도다. 다만 여기에는 문자메시지 정액요금제 가입자 매출과 기업용 문자메시지 매출분이 빠져있어 실제 매출규모는 그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체 이동통신사 연간 매출의 3∼4%에 해당한다.

◇소비자에겐 '공짜' ...이통사엔 '데이터하마'

인스턴트메시징(IM)은 문자메시지와 유사하나 데이터통신료 외에 별도로 과금되지 않기 때문에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공짜문자메시지'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초창기에는 왓츠앱메신저(what's app massenger), 프링(fring) 등 해외 유명 메신저들이 주목을 받았으나 아이폰 도입시점에 맞춰 오픈한 카카오톡이 시장을 선점하고 이내 국내 모바일메신저 시장을 평정했다. 이후 카카오톡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이통사의 트래픽 부담이 증가되자 스카이프, 바이버 등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서 불거진 망중립성 이슈가 무료문자메시징으로 옮겨붙었다.

지난 달 카카오톡의 사용자는 1000만명을 돌파했다.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중 대부분이 문자메시지를 덜 쓰고 대신 카카오톡의 공짜문자메시지를 쓰고있다는 얘기다. 카카오톡을 바짝 뒤쫓고 있는 다음 마이피플은 한술 더 떠서 무료문자메시징과 음성통화 및 영상통화까지 제공한다. 가입한 요금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월정액 5만5000원 이상 요금제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사용자는 문자메시지는 물론 음성 및 영상통화도 공짜로 할수 있다.

◇삼성도 무료문자서비스 진출암시...이통사 "문자수익 포기못해"

최근에는 휴대폰 제조사도 통합SNS서비스를 표방한 무료문자메시징 서비스에 눈독을 들이고 있어 점입가경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자사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소셜허브에 인스턴트메시징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소셜허브에 메시징기능이 포함되면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휴대폰 주소록에 등록된 친구들과 무료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이번 업그레이드에 대해 삼성전자는 시기나 적용단말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하반기 중 소셜허브를 기본탑재한 모든 단말에 해당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각에서는 소셜허브가 삼성 단말기 특화서비스로 아이폰 등 안드로이드가 아닌 타 OS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큰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지만 삼성전자의 소셜허브가 무료문자기능이 추가되면 기존 모바일메신저 사업자는 물론 이통사에게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함께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다양한 단말의 서비스플랫폼 통합을 추진 중인 삼성전자가 플랫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소셜허브를 앱으로 제작해 타사 제품 사용자들에게 오픈할 경우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인스턴트메시징기능을 포함한 메시징 통합형 소셜허브로 업그레이드를 진행중이나 삼성 스마트폰 사용자들간의 서비스로 한정할지 별도의 애플리케이션 형태로 타사 제품 사용자들에게도 공개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삼성전전자와 다양한 단말에서 전방위 협력중인 카카오톡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다. 만약 삼성 스마트폰에 카카오톡과 소셜허브가 모두 기본탑재될 경우 사용자들은 문자메시징 기능 외 통합SNS경험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소셜허브에 더 큰 만족감을 느끼게 될 게 뻔하다.

카카오톡 관계자는 "삼성의 소셜허브 업그레이드는 자체 네트워크 인프라에 대한 자신감의 발로로 우리와의 협력모델과는 별개"라면서도 "소셜허브에 인스터트메시징 기능이 추가된다 하더라도 우리 서비스방향에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 외 국내 휴대폰제조사들은 일단 지켜보겠지만 무료문자메시징서비스는 이통사들의 매출과 맞물리는 부분이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대부분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는데 굳이 제조사가 무료문자메시징서비스를 한다고 나서 통신신사의 심기를 건드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통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 문자메시지 매출은 줄줄이 새고 있지만 쉽사리 포기하진 않을 전망이다. 최시중 방통위원장이 문자무료화를 검토하고있다는 발언에 이통사들이 발끈하고 나 선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통사는 유료 문자와 함께 이통사들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모바일메신저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료라는 점도 있지만 편리한 인터페이스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자체 모바일메신저 서비스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유료문자메시지와 모바일메신저가 결합될 경우 새로운 서비스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이통사는 활로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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