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간 장기 집권해온 예멘의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이 결국 백기를 들었다. 국민들의 퇴진 압력에 못이겨 결국 물러나기로 한 것이다.
예멘 집권당인 국민의회당(GPC)은 살레 대통령의 조기 퇴진을 골자로 한 걸프협력협의회(GCC)의 중재안을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민의회당 사무부총장인 솔탄 알-바라카니는 "국민의회당은 GCC의 중재안을 전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며 "GCC 외무장관들에게도 중재안 수용 방침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라비아반도 6개국으로 구성된 GCC는 살레와 가족, 그리고 측근들에 대한 사후 처벌 면제 방침이 보장된 상황에서 살레 대통령이 퇴진을 선언하고 30일 안에 부통령에게 권력을 이양하는 방식의 중재안을 제시했었다.
이후 여야가 모두 참여하는 통합정부가 살레 퇴진 이후 60일 안에 대통령선거를 실시해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이 GCC 중재안의 핵심 내용이다.
살레 퇴진 후 처벌 면제 조건 때문에 GCC 중재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예멘 야권도 기본적으로 중재안에 대한 수용 방침을 밝혔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단체들은 살레의 처벌 면제를 조건으로 한 중재안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어 시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살레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예멘의 반정부 시위는 두 달 넘게 진행돼 왔으며, 당국의 강경 진압에 따른 사망자도 13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