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일부 보수우파에서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출생지 의혹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출생증명서를 27일(현지시간) 전격적으로 공개했다.
그 동안 미국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등 일부 보수 우파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이 아니라 부친의 고향인 케냐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대통령 당선이 무효라는 주장을 펼쳐왔다.
미국은 헌법상 미국 출생이 아닐 경우 대통령과 부통령 피선거권이 없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대선 당시 하와이에서 출생했음을 입증하는 간이서류를 공개했으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에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 주에 정식 출생증명서 발급을 요청한 것.
이날 백악관 웹사이트에 게시된 서류는 오바마 대통령의 어머니와 분만 의사, 호적 담당자의 서명이 각각 포함돼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 동안 정치적 이유로 개인의 사생활 기록을 행정기관이 공개할 수 없다는 신념에 출생서류 공개를 꺼려 왔으나 오는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출생지 논란이 커지자 마음을 바꿨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미국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가 지난주 실시한 설문조사에 25%의 응답자가 오바마는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고 18%는 출생지가 어디인지 확실하지 않다고 답한 것도 출생증명서 공개에 영향을 미쳤다.
오바마 대통령은 서류 공개 후에 “출생지 논란 같은 부수적인 일이 장기 재정적자 감축 프로그램 등 중요한 과제들에 대한 초점을 흐리게 하는 것을 용인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이런 쓸데없는 일에 매달릴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