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 쏠림 '가계부채 뇌관'

입력 2011-04-29 11:09 수정 2011-04-29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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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들이 가계부채 부실을 사전차단하기 위해 장기 고정금리와 잔액기준 코픽스 대출 등 금리변동성이 작은 가계대출을 확대해야 합니다.”(권혁세 금융감독원장)

가계부채가 90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지나친 변동금리 쏠림 현상이 우리나라 가계부채를 위험에 빠트리는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 특히 변동금리 중심의 대출 행태가 지속될 경우 금융시스템 위험마저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선제적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가계부채 잔액은 전년대비 8.9% 증가한 937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1172조8000억원의 80% 수준으로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가계부채 잔액은 1000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계부채는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지적이다. 특히 지나친 변동금리 의존성은 가계부채 잠재부실 가능성을 높이는 주요한 원인이라는 것. 권영선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는 “한국 가계부채의 실질적인 문제는 높은 가처분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보다 내생적으로 위험부담이 있는 변동금리를 적용한 가계부채 상환 구조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현재 가계부채 중 변동금리를 적용받은 비율은 90%에 달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대출금리가 2%포인트 오를 경우 가계의 이자부담이 분기당 4조5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고정금리 외면 현상은 시중은행들의 고정금리 대출실적을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장기고정금리 상품인 신한은행 ‘금리안전 모기지론’의 경우 연 5.0~5.8%의 고정금리가 적용되는 기본형보다 처음 3~5년만 고정금리가 작용되고 이후 변동금리형으로 바뀌는 혼합형이 3배 이상 팔렸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금리 대출 확대를 위해 금리를 낮춰 고정시켰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순수 고정금리 상품을 외면하고 금리가 한 푼이라도 더 싼 변동금리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높은 변동금리 대출비중과 함께 만기일시상환 부채비율이 높은 것도 가계부채의 잠재부실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주택담보대출 상환방식을 분석한 결과 만기 일시상환, 거치기간을 적용한 분할상환 등 원금상환 없이 이자만 납입하는 대출의 비율이 78.4%에 달했다. 반면 원금까지 상환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21.6%에 그쳤다.

강태수 한은 금융안정분석국장은 “금융 상황이 불안해지면 이자만 납입하는 대출의 거치기간이나 만기 연장이 어려워져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이코노미스도 “변동금리부 만기일시상환 대출 증가는 금융시스템의 주요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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