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를 차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로 선임하는 방안에 대해 몇 가지 요구조건을 염두에 두고 지지결정을 미루고 있다고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켈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가 최소 두 세가지의 보상을 원하고 있어 드라기 지지 문제에 머뭇거리고 있다면서 중요한 것은 유로안정화기구(ESM) 관련 독일의 의사가 관철되는 것이라고 전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3월에 현재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대체할 ESM을 오는 2013년에 출범시키기로 합의했으나 세부 사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슈피겔은 메르켈 총리가 ESM과 관련해 다음달까지 이슈가 되고 있는 사항들을 명쾌하게 정리하기를 원하고 있는 반면 이탈리아를 비롯한 일부 국가는 구속력이 없는 규정을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M의 결정에 필요한 과반수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 ESM이 새로운 기구를 만들 권한을 갖게 되는지 등이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이다.
메르켈 총리는 드라기를 지지하는 조건으로 독일이 금융안정위원회(FSB) 위원장과 EU 경제재정위원회(EFC) 위원장직을 가져가는 조건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은 현재 드라기 총재가 위원장인 주요 20개국(G20) 산하 FSB는 독일 중앙은행인 분데스방크의 옌스 바이트만 새 총재를, EFC는 외르크 아스무센 독일 재무차관을 각각 밀고 있다.
앞서 지난주 독일 대중지 빌트와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메르켈 총리가 드라기 지지를 결정했다고 보도했으나 총리실은 “아직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면서 이를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