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앞에서도 잘 먹히는 노란 영어책

입력 2011-05-03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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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린이 대상의 교육 광고는 자기주도 학습을 강조한다. 학원이 낳은 병폐이기도 하다. 학원 다니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다는 아이러니한 말도 나온다. 이 현상은 성인 영어교육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영어 학원, 쉽게 떠나는 어학연수… 그러나 원어민과 대화를 나누는 기회를 갖기는 쉽지 않다. 학원을 가도, 연수를 가도 말문이 터지지 않는다는 것을 경험한 대학생, 직장인들은 결국 서점으로 향한다. 영어 말하기도 결국 스스로 기회를 만들고 갖지 않는 이상, 해낼 방도가 없다는 것을 깨닫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서점에 들어서면, 10년 전에 살까 말까 망설였던 영어책들이 아직도 있는 느낌이다. 시대는 흐르고, 영어의 필요성은 점점 절실해지는 반면, 성인 영어 학습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책의 범위는 그대로다. 영어가 많이 들어있다는 책, 잘 외울 수 있게 한다는 책. 정작 지금 필요한 영어는 짧은 시간에 내가 얼마나 영어로 떠들 수 있을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실용적인 방법이 필요한 데 말이다. 결국 같은 책을 반복해서 사게 되고, 같은 좌절을 반복해서 맛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2008년 여름 (I..A..Richards 지음, 뉴런)라는 노란 책이 등장, 전국 서점 종합 1위를 휩쓸었다. 한손에 들기 딱 좋은 크기, 200g 우유 한 곽의 가벼운 무게, 한글 한줄 없이 그림과 영어만으로 된 심플한 구성의 이 책은 출간 한 달 만인 8월2일 인터넷서점 ‘예스24’ 베스트셀러 1위에, 9월 4일에는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이후 연속 9주 종합 1위를 지켰다. 또한 <잉글리시 리스타트>의 ADVANCE 1편, ADVANCE 2편이 나란히 종합 2, 3위를 차지하고, 같이 공부하는 모임인 ‘뉴런영어카페’(cafe.naver.com/newrun)는 회원 수 20만 명을 훌쩍 넘겼다.

영어책이 종합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정찬용 지음, 사회평론) 2000년 2~4월 총 9주, <해커스 토익> 2006년 7월 총 2주가 있었다. 하지만 <영어 공부 절대로 하지 마라>가 ‘학습법’에 관한 책이고, <해커스 토익>이 수험서라면 <잉글리시 리스타트>는 ‘본격 영어책’란 점에서 이 기록은 색다르다.

‘잉글리시 리스타트 리얼토킹’ 표지

그 인기 비밀은 무엇일까? 그 중 하나는 심플함에 있다. <성문종합영어> <맨투맨>으로 대표되는 영어책들은 한글 설명 읽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학문적 영어를 이해하느라 정작 ‘사용을 위한 영어’ 즉 ‘말하기’를 할 시간이 없는 셈이다. 는 한글 설명이 주가 되었던 예전 영어책들의 문법을 과감하게 바꾸었다. “한글 설명 한줄 없지만 놀랍게도 더 쉽게 영어를 이해할 수 있다(박일호, 남, 24세, 회사원)”는 게 독자들의 말이다.

또 하나 자기주도 학습이란 컨셉을 내세운 ‘뉴런영어카페’라는 커뮤니티의 힘도 있다. 이 카페에는 가르치는 선생님도 배우는 학생도 없다. 단지 스스로 공부하는 독자와 회원들이 있다. “질문을 남기면 회원이 답을 남겨주고, 저도 답을 해주게 되고. 그러다보니 영어가 진짜 내 것이 되는 것 같아요(이지훈. 34세, 컴퓨터프로그래머)”가 회원들의 평이다. 이런 문화가 가장 잘 반영된 ‘끝장스터디’란 코너는 현재 23기까지 이어지고 있다. 물론 무료 서비스다.

의 출간은 이런 기반 위에 나온 신간이란 점에서 기대된다. ‘필요한 순간에 바로 말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이번 책에는 좀 더 생동감 있는 캐릭터 Anna가 나와 내용을 이끈다. 앞서 나온 3권의 책이 시대를 초월한 졸라맨이란 애칭의 캐릭터가 나와 언어의 기본 골격, 혹은 문법을 이해시켜 준다면, 이번 책은 말하기를 적극적으로 돕는다.

대화 위주로 현장감 있게 녹음된 Real MP3, 정확한 발음을 듣고 따라할 수 있게 만든 Shadowing MP3, Anna가 되어 말해볼 수 있는 Role Play MP3는 영어 말하기의 ‘스스로’ 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이젠 저도 Anna처럼 당당하게 말해보려고요! (손자희, 여, 31게 명품샵매니저)”라는 독자의 말처럼 도도해보이면서도 정감 가는 캐릭터 Anna와 독자들이 영어에 자신감을 갖게 될지 궁금하다.

대한민국 영어교육을 받은 평범한 사람에게 더 이상 새로운 영어는 필요치 않다. 오히려 알고 있던 영어를 생활 속으로 가지고 오는 연습이 필요하다”는 편집진의 설명이 덧붙여진 이 책이 또 한 번 고가의 영어교육에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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