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00선까지 오르며 '공공행진'을 지속하자 개인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증시로 향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주 위주의 장세가 펼쳐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소외된데 따른 것이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현재 고객예탁금은 17조2770억원으로 전일보다 2388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19일 17조431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연일 기록 갱신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신용융자 잔액 역시 사상 최고치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 2007년 6월26일 7조105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보이며 3월22일 5조9059억원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증시가 상승세를 타면서 신용융자 잔액 역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지난달 29일에는 6조8787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처럼 개인투자자들이 증시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전날 '빈 라덴' 효과의 역풍으로 잠시 조정을 받기는 했지만 코스피는 여전히 대세 상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스피의 이같은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증시가 자동차와 화학 등 주요 대형주를 중심으로 움직이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두 달간(3월1일~5월3일) 외국인, 개인, 기관 투자자별 순매수 상위 20종목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에 비해 개인들의 수익률이 부진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각각 10.3%, 5.2%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개인들은 마이너스(-1.7%)를 기록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에도 못미쳤다.
문제는 이같은 현상이 나타면서 개인투자자들이 기관이나 외국인이 살 때 따라 사는 추종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개인들의 투자 문의 횟수가 부쩍 늘고 있다"며 "대부분 최근 증시 상승을 이끈 화학, 정유, 자동차주를 사야 될지, 언제 팔아야할지 물어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달부터 개인들은 순매수 상위종목에는 기아차, 호남석유, 한화케미칼, 현대모비스, LG화학 등 자동차와 화학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좀 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와 화학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단기 가격부담이 누적된 가운데 실적발표 시즌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자동차와 화학 등 주도주를 중심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단기적인 과열부담이 있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이후 변동성이 확대되는 흐름이지만 업종별 극심한 차별화가 해소되는 과정임을 고려한다면 당분간은 가격 논리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며 "자동차와 화학 등 기존 주도주 외에 IT와조선, 은행 등 가격 매력이 남아 있는 종목들로 관심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