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바이 재팬'…세계는 지금 日 투자 열풍

입력 2011-05-04 15:41 수정 2011-05-0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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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불구 日증시에 대규모 자금 유입

장기 불황과 대지진으로 큰 타격을 입은 일본증시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변함없는 애정을 과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도쿄증시의 닛케이225지수는 대지진 발생 직후 2일간 16% 폭락했지만 이후 5일간 12%를 만회했다. 최근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에서 방사성 물질이 계속 유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수는 지난 2일 대지진 발발 이후 처음 1만선을 돌파했다.

이 같은 배경에는 대지진이 일본 투자에 일대 전환기가 됐다고 평가하는 세계 투자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닛케이225지수 추이

WSJ에 따르면 투자가들은 투자심리와 자금흐름, 주가가 상당히 낮아진 점 등 펀더멘털 상 일본이 다시 유력한 투자처로 각광받는 시장 중 하나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매튜 재팬 펀드를 운용하는 이시다 다이조 펀드매니저는 “일본을 보는 시장의 눈이 크게 바뀌었다”며 “세계 언론들이 대지진 피해 소식을 크게 다루면서 이것이 일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일본의 주요 공장들이 지진 피해를 입으면서 자동차 부품에서부터 반도체 제조 장치에 이르기까지 서플라이체인(공급망)이 끊겨 세계의 공장으로서 일본의 중요성이 부각된 것이다.

실제로 일본 펀드에는 해외에서 만만치 않은 자금이 모여들고 있다.

이시다 펀드매니저는 지진 발생 이후 1억달러의 자금이 모였다고 밝혔고 티로우프라이스그룹은 3월말까지 외국인 투자자는 12주 연속 일본주식을 순매수했다고 전했다.

WSJ은 저가 매수 기회인데다 향후 엔저 현상이 일본 수출업체에 호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본 투자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지진 피해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 대해선 일본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히긴 했지만 조기 복구가 가능할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분위기다.

과거 일본은 2차 대전 직후 폐허에서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했고, 1995년 한신대지진 후유증에서도 빠르게 회복해 세계를 놀라게 한 전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WSJ은 설명했다.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은 대지진 발생 직후 일본의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판단 하에 대량 매수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WSJ은 전했다.

오크마크 인터내셔널 등을 운용하는 데이비드 히로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3월 1일 현재 달러기준 자산 가운데 23%를 일본에 투자했는데, 대지진 발생 후 일본 주식 비중을 10% 늘렸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포화상태인 선진국의 기업은 장래성이 없다고 여기는 투자자도 있지만 기업 가치는 회사가 어디냐에 달린 것이 아니라 어디서 자금을 벌어들이느냐에 근거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튜 인터내셔널의 이시다 펀드매니저는 일본 증시는 상당히 저평가됐다면서 “닛케이225지수 구성 종목들의 평균 주가수익배율(PER)은 14배, 주가순자산배율(PBR)은 1배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미국 증시의 S&P500지수 구성 기업들은 3월 31일 현재 PER은 16배, 2010년말 기준으로 PBR은 2.2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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