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홍’…본회의 보이콧

입력 2011-05-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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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EU FTA 반대 쓰나미로 합의 파기

민주당이 불참한 가운데, 한‧유럽연합(EU) 비준동의안(FTA)이 한나라당 단독 표결 처리로 4일 오후 10시 40분 경 국회 본회의를 아슬아슬하게 통과했다.

민주당은 지난 2일 정부 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여·야·정 회담에서 피해대책에 대해 합의, 이날 표결 처리하기로 합의했었다.

그러나 정작 이날 비준 반대 쓰나미가 민주당을 휩쓸며 ‘표결 보이콧’을 최종 확정해 급격히 입장을 선회했다.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부터 9명 가운데 7명이 비준안 처리에 반대하며 살벌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쇄신연대 소속 정동영 최고위원은 회의 도중 “한나라당을 대체하려는 대안 정당으로서 (비준안 처리는) 있을 수 없다”며 “한-EU FTA를 처리하면 왜 우리가 정권을 잡아야 하느냐를 부정하는 일”이라고 성토했다.

하루 종일 격론이 벌어진 의원총회에서도 “왜 꼭 오늘 처리해야하느냐” “야권과의 정책 협의를 존중해야 하며 야권연대를 깬 것에 대해 반성해야 한다” 는 반대론이 봇물처럼 터졌나왔다.

반면 찬성 의견을 밝힌 의원은 노영민 신학용 주승용 김동철 송민순 홍영표 정장선 의원 등으로 “여야 원내대표 합의 사항인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학규 대표가 마라톤 의원총회 말미에서 “민노당과 진보신당 대표가 농성을 하고 있다. 우리가 야4당 정책합의에 대해 충분한 협의를 거치지 않은 점은 유감이다”라며 “지금 상태로는 (비준안을) 통과시켜주기 어렵다”고 못을 박으며 대세는 반대로 기울어졌다.

결국 박지원 원내대표는 충분한 당내 사전 의견수렴 없이 독단적으로 일을 처리했다는 비난 속에 ‘본회의 보이콧’ 결정을 발표했다.

박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표결 처리하기 직전 본회의장 앞 로텐더 홀에서 “한나라당에게 오늘 처리하는 것보다 차기 원내대표들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며 “이는 야3당과 시민사회단체에게 설명할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표결 처리 전) 귀가로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에 금이 갈 수 있다는 민주당의 우려가 결국 여‧야‧정 합의를 무너뜨린 셈이다.

앞서 로텐더 홀에서 연좌농성을 했던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 국민 참여당 유성찬 최고위원은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4·27 재보선 승리의 배경이자 목표를 제시했던 야권연대의 정신과 정책 합의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며 “민주당의 태도 변화가 없다면 야3당은 중대한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었다.

민노당 진보신당 진보신당은 표결 직전 본회의장의 국회의장석을 점거하며 비준안 통과를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지만 결국 국회 경위들에게 끌려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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