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학우들과 공부방 마련
사서삼경 읽는 재미에 흠뻑
젊은이들과 공유하고 싶어
“한자를 보고 있으면 일주일에 한번 역사 순례를 떠나는 기분입니다”
가치투자로 유명한 신영자산운용 이상진 사장은 ‘한자사랑’으로 유명하다.
이 사장은 4년 전 지인의 소개로 서당에서 한자를 처음 접한 후 사서삼경의 매력에 푹 빠졌다. 지난해 5월 서당에서 만난 동문들과 함께 양재동에 작은 공부방을 만들기도 했다. 요즘도 그는 토요일이면 공부방에 가서 늦은 오후까지 한자공부를 한다.
이 사장은 “증권가에 몸담고 있다 보니 매일 주가에 휘둘리는 수익률 경쟁에 스트레스가 심했다”며 “소위 난장판인 동네에 있다가 선인들의 향기에 취해 묵향에 젖어들다 보면 마음의 위로가 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사서삼경은 고서지만 늘 새롭고 그 속엔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진리가 있다”며 “2000년 전이나 오늘날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모두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에 나오는 논어의 자한편 '세한연후지송백지후조(歲寒然後知松栢之後凋)'라는 글귀를 가장 좋아한다고 소개하며 ‘아주 추운 겨울이 돼서야 잣나무와 소나무의 푸르름을 알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풀이하자면 어려움이 닥친 사람에게 이전과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대해주는 사람이 진정한 친구라는 의미”라며 “시간이 많이 흘렀어도 정말 가슴에 와 닿은 글귀”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 사장은 “요즘 젊은 세대들은 한자를 잊혀진 고문서로 취급하는 것 같다”며 “하지만 고서도 셰익스피어 문학처럼 교훈이 되는 내용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그는 블로그,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배우고 있다. 젊은이들과 한자 사랑을 공유하고 싶어서다.
이 사장은 “한자공부는 역사를 더듬어 추억을 찾아내는 작업”이라며 “향후 기회가 된다면 한자의 세계를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는 11일 이상진 사장은 이러한 그의 철학이 담긴 신상품 ‘라이프파트너펀드’ 출시를 앞두고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를 갖는다.
‘라이프파트너펀드’는 분할매매로 지수가 하락하면 매수하고 상승하면 매도하는 펀드다. 15년 신영자산운용의 히스토리처럼 시장과 싸우기보다는 나만의 길을 걸어온 철학을 담아 야심차게 출시한 상품이다.
이 사장은 “베이비붐 세대들은 노령화에 그대로 노출돼 있지만 국민연금으로는 커버가 안된다”며 “나 역시도 같은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또 “‘라이프파트너펀드’는 마라톤처럼 10~20년 길게 보는 상품으로 가치주 펀드와 철학이 일맥상통한다”며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기보다는 연 15% 수익률을 목표로 꾸준히 갈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