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투기 세력 꼼짝마" 금융당국 선물환포지션 축소폭 늘려

입력 2011-05-06 11:00 수정 2011-05-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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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지점 190%까지 낮출 듯, 외국계 은행 수익성 타격

금융당국이 최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시중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폭을 예상보다 늘릴 전망이다.

외국계은행 등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외환투기가 환율 급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판단, 이를 조기에 진화시킬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시중은행의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폭을 늘리는 것으로 방향을 잡았다. 은행은 35%, 외국은행국내지점(외은지점)은 190%까지 낮추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당초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는 시중은행은 현행 50%에서 40%로, 외은지점은 250%에서 200%로 낮추는 방안이 유력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외화로 발행되는 채권인 김치본드가 외환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현안으로 떠올랐다. 은행의 단기차입도 급증해 고강도 대책의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6일부터 진행한 제2차 특별외환공동검사의 기간과 대상을 확대하기로 한 배경이기도 하다.

한국은행과 금감원은 SC제일은행, 우리은행, ING은행, 크레디아그리콜은행의 선물환포지션 준수 여부, 김치본드 편법 발행 등을 중점적으로 검사했다.

금융당국은 이날까지 조사를 마무리 짓고 일본계 은행 등 외국계 은행을 추가 검사 대상으로 확정해 5월 중순부터 재조사에 들어간다. 이달 중으로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선할 사항이 있다고 판단되면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 대한 직접 규제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물환포지션 한도가 축소되면 SC제일은행, 씨티은행 등 외국계 은행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시중은행 적용을 받아 선물환포지션 한도가 50%다.

국내 은행에 비해 자본금 규모가 작고 외환거래가 많은 특성상 평소에도 40%를 넘나드는 선물환 거래를 한다. 이에 반해 국내 은행은 10% 안팎이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선물환포지션 한도가 축소되면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라며 “해당 비즈니스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물환포지션: 은행의 자기자본 대비 선물환 보유액의 비율을 뜻한다. 수출기업이 은행으로부터 선물환을 매입하면 선물환의 매입예약잔고와 매도예약잔고의 차액이 선물환포지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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