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말린 사료를 사용한 우유의 안전성 논란이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며 한숨돌렸던 매일유업이 일부 임원들의 사표 수리에 이어 일부 팀장급 인사들의 조직 이탈이 예견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조 클럽을 공언하며 자신감에 넘쳤던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잇따른 분유 안전성 파동과 사업확장에 따른 불확실성 증대로 직원들 마저 불안에 떨고 있다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7명의 임원 사직과 실적 악화 등으로 3~4명의 10~15년차 내외 팀장급 간부들이 사직을 고려하고 있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포르말린 우유 파동이 잠시나마 일부 임원 사직으로 동요했던 직원들을 한 데 모으긴 했지만, 사건이 마무리되자 일부 직원은 이미 면접까지 다 마치고 매일유업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번 임원 48명의 사표를 받으며 최고경영진이 조직 재정비에 나섰지만 포르말린 사태 이후 회사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졌다”며 “일부 팀장들이 이직을 준비한다는 소문이 퍼지며 나머지 직원들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는 반응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계열사 상하치즈를 통합하며 매출이 9095억원을 기록하는 등 큰폭으로 늘어났지만 공언했던 1조클럽 가입은 무산됐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270억에서 191억원으로 급감했다. 올해 1분기 역시 연이은 안전성 파동에 따라 기존 매출의 20%가 줄어드는 등 먹구름이 껴있는 상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매일유업에 대한 시장 반응을 볼 때 단기간에 기존 수준으로 회복하기는 힘들어보인다”며 “아마도 2.4분기, 3·4분기 까지 적자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재무상태도 안심할 수준이 아니다.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430억원으로 2009년에 비해 230억원이 늘어났다. 2007년 말 630억원에 불과했던 총차입금 역시 지난해 9월말 기준으로 128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업계에서는 임원 48명 중 7명이 잘려나갔지만 현재 상태가 이어진다면 추가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수년 전부터 벌려놓은 외식업 등에서 수익이 나오지 않고 주력사업이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포르말린 사태를 게기로 한데 뭉쳤던 내부 조직이 실적악화와 구조조정설 등 회사의 위기로 다시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유업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매일유업이 사업확대에 나서면서 임원수를 많이 늘려놓은 것에 비해 수익성은 바닥을 치고 있다”며 “게다가 팀장급들의 이직 고려와 이에 따른 밑에 직원들의 동요로 인해 조직분위기가 땅을 치고 있어 당분간 이같은 상황은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