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發, 쇄신風’에 너도나도 ‘쇄신’...용두사미로 그칠까?

입력 2011-05-09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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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재보선 참패 이후 여권내 불어닥친 쇄신바람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시작한 쇄신풍(風)이 민주당에 이어 자유선진당도 영향권 안에 들었다.

쇄신에 따른 여권의 급격한 권력지형 변화가 야권에도 내년 총선과 대선구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야당들도 너도나도 쇄신을 부르짖고 있는 모양새다. 하지만 이러한 쇄신론이 각 정당내 역학관계라는 한계를 뛰어넘지 못해 용두사미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4.27재보선 참패로 쇄신바람이 가장 먼저 불어닥친 한나라당은 원내대표 경선에서 주류를 밀어내고 ‘황우여·이주영’ 원내사령탑을 선출하는 등 ‘이대로는 안된다’는 쇄신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놓고 소장·중립 그룹과 주류측간 팽팽한 ‘힘겨루기’가 진행되고 있어, 쇄신이 내홍으로 옮겨붙고 있는 모양새다. 당장 비대위 권한을 둘러싼 진영간 갈등이 차기 당권의 전초전이라는 점에서 쇄신보다도 권력투쟁으로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재보선 승리에 도취돼 있다가 한ㆍEU(유럽연합)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 처리 문제로 내부 갈등에 빠진 민주당은 9일 당 쇄신을 내걸었다. 여권 내 변화를 바라보는 민주당으로선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역시 미래를 향한 자기혁신의 흐름을 놓치지 말고 혁신ㆍ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며 “당원구조 및 공천개혁을 내용으로 하는 중점 개혁과제를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장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이 당 쇄신의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유선진당도 이날 쇄신을 꺼내들었다. 이회창 대표는 “우리 당 변화의 물고를 트기 위해 당 대표직에서 물러서고자 한다”며 전격 사퇴를 선언, “우리 당이 어떻게 변화하느냐가 생존의 갈림길이 될 것이고 그 변화를 위해 나를 묻어 밑거름이 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당 쇄신과 개혁 작업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선진당도 쇄신의 바람을 외면할 수 없는 상황. 그러나 이 대표의 사퇴이후 쇄신논의를 위한 비대위 구성이 기존 당5역 기존의 틀에서 이뤄지는 것이어서 쇄신의 한계를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의원들도 비대위 구성에 반발하고 있어, 전면적 쇄신까지는 상당한 진통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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