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재정위기가 그리스의 신용등급 강등으로 또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그리스를 둘러싼 채무재조정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S&P는 9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국채와 회사채의 만기연장 등 채무조정에 나설 위험이 고조되고 있다며 국가 신용등급을 'BB-'에서 'B'로 두 단계 낮췄다.
투자전망은 부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추가 강등 가능성도 경고했다.
무디스도 이날 그리스가 2010년 재정적자 규모를 상향조정한 점을 문제삼으며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을 수단계 하향조정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특별한 성명을 내지는 않았지만, 한 독일 언론은 피치도 그리스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로써 그리스 국채는 S&P와 무디스(B1), 피치(BB+) 등 3대 주요 신용평가사들로부터 투자 부적격인 정크 등급으로 평가됐다.
S&P의 이번 조치로 그리스의 채무재조정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 주말 벨기에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 실제로 이런 논의가 이뤄졌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FT에 따르면 독일과 그리스 관리들은 그리스가 자발적인 채무조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고, 그리스는 2012년 300억 유로, 2013년 300억~350억 유로의 추가 지원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 재정위기 진원지인 그리스가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자, 그리스는 물론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 구제금융을 신청한 국가들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일제히 치솟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CMA에 따르면 5년 만기 그리스 국채의 CDS는 이날 30베이시스포인트(bp·1bp는 0.01%포인트) 오른 137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5년 만기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 CDS 역시 사상 최고치로 뛰었다.
재정위기국으로 분류되는 이탈리아와 스페인 역시 5년 만기 국채 CDS가 각각 22bp, 16.5bp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