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로 ‘대박’ 노리다 '쪽박'

올해 상장 21社 중 공모가 상회 종목 11社 불과

올해 증시에 상장된 주식 중 절반이 공모가를 밑돌고 상장일 시초가에 못 미치는 종목도 3분의 2에 달하면서 공모주로 ‘대박’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공모가 부풀리기로 인한 투자자들의 피해를 막아보려던 금융당국의 엄격한 상장심사도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에 신규 상장된 종목은 유가증권시장 5개, 코스닥시장 16개 등 총 21개다. 이중 지난 9일 종가를 기준으로 공모가를 웃도는 종목은 현대위아, 일진머티리얼즈 등 11개에 불과하다.

현대위아가 공모가 대비 117.69% 상승해 올해 최고 ‘대박’ 상장주에 올라섰다. 일진머티리얼즈(98.42%), 티피씨글로벌(75.77%), 이퓨쳐(74.22%) 등도 70% 이상 오르며 뒤를 이었다.

이밖에 10% 이상 오른 종목은 부스타(22.62%), 인트론바이오(19.51%), 씨그널정보통신(18.82%), 제이엔케이히터(13.97%), 나노신소재(10%) 등의 종목에 그쳤다. 케이비게임앤앱스스팩, 블루콤, 엘비세미콘, TK케미칼, 딜리, 다나와, 케이아이엔엑스, 중국고섬 등 8개 종목은 모두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이중 불투명한 회계처리로 ‘차이나디스카운트’ 논란을 일으킨 중국고섬은 공모가보다 40%나 하락해 거래마저 정지됐다.

공모주의 몰락현상은 상장 직후 형성된 시초가와 코스피에 비해 상승률이 부진했던 코스닥시장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현 주가가 시초가 보다 20% 이상 급락한 신규 상장주는 7개로 전체 신규 상장 종목의 3분의 1에 달했다. 10% 이상 하락한 종목은 총 13개로 절반을 넘었다. 시초가 보다 현 주가가 높은 종목은 일진머티리얼즈(104.90%), 현대위아(84.97%), 부스타(36.24%), 티피씨글로벌(30.57%), 제이엔케이히터(26.53%), 나노신소재(6.55%) 등 6개에 머물렀다.

신규 상장주들의 몰락 현상은 아직도 공모가에 많은 거품이 낀 것이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증권사의 스몰캡 애널리스트는 “금감원의 심사 강화로 공모가 프리미엄이 과거보다 상당폭 줄었지만, 신규 상장 종목의 상당수 주가수익비율(PER)이 여전히 시장 평균치를 웃돌고 있다”며 “이는 공모가에 거품이 여전하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