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외롭고 괴로운 마음 햇볕에 말려보세요

입력 2011-05-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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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여성발병 확률이 남성 두배, 혼자 앓지 말고 도움 요청해야

최근 우울증으로 인해 자살을 시도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지난 8일 서울 종로에 살던 배모(52·여)씨가 아파트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해 숨졌고 같은 날 30대 남성이 한강대교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했다. 또 하루 전에는 울산에서도 30대 남성이 자신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사망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우울증을 앓아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처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우울증은 이제 남의 일이 아니라 주변인, 가족 등에게도 쉽게 찾아 올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50대 이상의 장년·노년층에서 주로 찾아 볼 수 있던 이 질환은 최근 10대 청소년뿐만 아니라 20~30대 젊은 층에서도 자주 나타나고 있다.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울증(우울장애)이란 의욕 저하와 우울감을 주요 증상으로 해 다양한 인지 및 정신 신체적 증상을 일으켜 일상 기능의 저하를 가져오는 질환을 말한다. 성인 6명중 1명꼴로 발생할 수 있는 위험한 병이다. 이 질환을 방치하면 뇌졸중을 비롯해 갑상선 기능 저하증, 조울증, 사회 공포증 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우울장애는 평생 유병율이 15%, 특히 여자에서는 25% 정도에 이르며 감정, 생각, 신체 상태, 그리고 행동 등에 변화를 일으키는 심각한 질환이다. 이것은 한 개인의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준다.

지금까지 여성이 남성보다 발병할 확률은 두 배나 더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이홍식 연세의대 세브란스 정신건강병원장은 그 이유로 “호르몬의 영향, 임신과 출산, 육아에 대한 스트레스, 사회적 위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홍식 병원장은 이어 “우울증은 어느 연령층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40~50대에서 발병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점차 청소년이나 노인 우울증이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 남녀노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9년과 2010년에 걸쳐 발생한 연령별 성별 우울증 질환 진료 환자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대의 경우 2009년 진료를 받았던 사람은 4만4316명이었고 지난해 병원을 찾은 사람은 4만5670명이었다. 30대의 경우도 지난해 6만4805명으로 전년(6만3594명)대비 늘어났다. 20~30대의 공통점은 여자 환자수가 남자 환자보다 2배 가까이 많았다.

특히 50대의 경우 2009년 9만7013명에서 작년 처음으로 10만명을 돌파한 10만4252명이었다. 또한 60~70대도 꾸준히 진료환자수가 늘고 있다.

우울증은 일시적인 우울감과는 다르며 개인적인 약함의 표현이거나 의지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상당수가 전문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우울증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아 환자는 의사 및 주변인의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우울증 증상은 크게 다섯까지로 △활동증상 △인지증상 △충동조절 장애 △행동증상 △신체증상 등이다.

활동 증상은 수면과 식욕, 체중, 성욕의 변화에서 오는 장애이며 인지증상은 주의와 집중력, 기억력 장애, 부정적인 사고 등을 초래한다. 충동조절 장애는 자살, 타살의 위험 증가시키고 행동증상은 동기(motivation)·즐거움·흥미 상실, 피로감 증가로 이어지며 두통과 소화기 장애, 근육통을 수반한 신체증상도 발생한다.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으나 다른 정신 질환과 같이 다양한 생화학적, 유전적 그리고 환경적 요인이 우울증을 야기할 수 있다.

이 질환은 계절의 영향을 받기도 한다. 의료계는 늦가을에서 초봄 사이에 우울증 환자들의 정신과 방문이 매년 잦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계절성 우울증을 앓고 있은 이들이다.

연세의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과의 김세주 교수는 “계절성 우울증은 세르토닌·노르에피네프린 등 뇌 신경전달물질의 분비 이상으로 온다”며 “늦가을에서 봄철에 우울증이 심해지는 것은 세르토닌의 분비가 줄고 수면 조절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절성 우울증은 지역별로도 차이를 보이는데 고위도 지역에 사는 지역민에게서 더 많이 보여 북구 유럽에서는 흔한 병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우울증환자도 10~20%는 계절적 요인에 의해 증세가 악화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또 성별에서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의 80%는 여성이 차지한다. 이는 여성이 감성적으로 주변 환경에 민감한 편이고 그중에서도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중년층 이상의 주부들이 대다수이다.

김세주 교수는 “대부분의 계절성 우울증은 생활습관 변화와 정신과 상담으로 많은 호전을 보일 수 있지만 2년 이상 지속되면 약물치료, 광선치료, 전문의 상담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사람이 햇빛을 쐴 때 생성되는 비타민 D가 계절적 요인으로 일사량이 감소함에 따라 체내서 고갈되기 쉽다. 이를 보충하기 위해 맑은 날 야외활동을 통해 햇빛 쐬는 것도 필요하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더불어 정신치료적 접근을 함께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 외에도 전기경련 요법과 광선 치료 등이 활용되고 있고 최근에는 자기장을 이용한 우울증 치료(rTMS)가 효과적이라고 연구에서 보고되고 있다.

약물 치료에 있어서는 항우울제 개발에 뚜렷한 진전이 있어 과거에 주로 사용하던 약물에 비해 부작용은 적으며 충분한 효과를 보이는 약물들이 개발됐으며 지속적인 개선과 진보가 이뤄지고 있다.

약물치료시 정신과 전문의와의 치료적 신뢰 관계 하에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좋아진 후 약물 유지 요법이 재발 방지를 위해서이다. 최소 6개월 이상의 유지요법이 권장된다.

현재까지 입증된 예방법은 없으나 스트레스 조절, 위기의 시간에 교우 관계, 사회적 지지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술이나 불법적 약물은 우울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피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 활동과 운동은 우울 증상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걷기, 조깅, 수영 등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운동을 하는 것도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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