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은 12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자산배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자재 값 하락은 인플레이션 우려를 줄이게 돼 건전한 조정이 될 수 있다"며 "이런 관점에서 최근의 펀드 환매는 과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원자재 하락과 지수 조정을 오히려 저점 매수 기회로 봐야 한다"라며 "실제로 최근 조정장에서 펀드 자금은 조금씩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을 지나 확장 국면으로 진입한 가운데 낮은 금리, 부동산 침체를 감안하면 펀드 투자가 유망하다는 조언이다.
구 부회장은 "일본 지진이나 남유럽 문제 등으로 세계 경제회복에 대한 확신을 갖기 어려워지고 있다"며 "그러나 기업 실적은 점차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투자하기 좋은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위기를 딛고 재도약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 부회장은 "서브프라임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진원지인 미국은 선진국 경기 회복에 힘입어 1만3000포인트를 눈앞에 두고 실물 부문인 생산과 소비도 활기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브프라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전 FRB의장이 '한 세기에 한두 번 밖에 일어나지 않을 사건'이라고 말했던 것을 상기해 보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라며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자본시장과 투자자들에게 미친 영향을 상기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 부회장은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파생상품은 한 동안 투자자들의 기피 대상이 됐으며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최근 들어서는 금융시장 선진화를 위한 규제완화 움직임으로 레버리지를 이용한 헤지펀드가 자산배분의 중요한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연기금들의 자산배분 트렌드에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국제회계기준(IFRS) 변화에 따른 기관투자자의 새로운 니즈로 인해 ETF도 자산배분의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앞 사람의 실패를 교훈 삼아 후일을 도모한다는 뜻의 전차복후차계(前車覆後車戒)란 말이 있다"며 "과거의 경험을 교훈 삼아 자산배분 전략을 새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모간스탠리의 마틴 레이보위츠 전무(Martin Leibowitz), 타워스왓슨의 피터 라이언케인(Peter Ryan-Kane) 아시아태평양 투자자문대표, 그리고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의 윤주영 이사 등 국내외 금융 주요인사들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