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낙하산 '불똥' 금융권 협회로 튀나

입력 2011-05-16 10:36 수정 2011-05-16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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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협회 중 5곳 官 출신, 역풍 만만치 않아

금융권 유관 협회들이 낙하산 유탄을 맞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퇴직자들이 금융회사 사외이사, 감사 자리로 내려오는 낙하산 풍토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득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금감원 출신이 장악하고 있는 금융권 유관 협회에도 낙하산을 근절해야 한다는 여론이 서서히 일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6개 금융권 유관 협회 가운데 민간 출신이 회장으로 있는 곳은 한 곳에 불과하다. 나머지 5개 협회는 모두 관(官) 출신 인사로 채워져 있다.

신동규 은행연합회장은 재경부 기획관리실장 출신으로 수출입은행장을 거친 뒤 은행연합회로 자리를 옮겼다, 이우철 생명보험협회장은 금감원 부원장 출신이다. 문재우 손보협회장은 재경부를 거쳐 금감원 감사직을 역임한 바 있다. 주용식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기재부, 이두형 여신협회장은 금감위 출신이다. 5명 모두 현재 금융당국 수장들처럼 재무부 또는 재경부에서 관직을 시작했다.

순수 민간 출신은 대우증권으로 입사해 메리츠증권 사장을 거친 황건호 금융투자협회장 밖에 없다.

금융권 유관협회 대부분이 회장뿐만 아니라 상무·전무·부회장급 임원들의 상당수도 금융 당국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

협회들은 업계와 감독당국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직무의 특성상 감독기관을 잘 아는 인사가 선호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4일 내놓은 쇄신안에서도 금융회사에 대한 재취업을 봉쇄했지만 협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 금융권 유관 협회 관계자는 “일반 금융회사처럼 임원급을 구할 때 당국에 추천을 요청하는 관행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업계 입장에서도 관료 출신으로 아직 힘이 남아 있는 사람이 오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역풍도 만만치 않다. 관 출신 인사의 전관예우를 등에 업고 사실상 로비스트 역할을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다. 금융당국 퇴직자의 재취업 자리를 보전해주면서 발생하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부적절한 공생관계는 일반 금융회사나 협회나 마찬가지라는 지적도 피할 수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매번 관 출신 협회장들이 임명될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불거진다”라며 “금융회사가 재취업이 안 된다면 당연히 협회 임원 자리로 와서 당국에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금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금융위와 금감원 퇴직자들이 퇴직 후 일반 금융회사 뿐만 아니라 유관 협회에도 재취업할 수 없도록 하는 금융위법 개정안을 지난 11일 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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