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오는 2017년까지 석유생산을 4배 늘리겠다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돼 상품시장이 긴장하고 있다.
석유업계 고위 관계자들은 이라크의 석유 파이프라인 및 수출 터미널 제한으로 이라크 정부가 증산 목표치를 낮출 것으로 내다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라크는 지난해 6년 안에 일 평균 원유 생산을 기존 260만배럴의 4배인 1200만배럴 수준으로 늘릴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획에는 미국의 세계 최대 정유사 엑슨모빌을 비롯해 러시아의 루코일, 영국의 BP 및 로얄더치셸, 중국석유천연가스공사(CNPC), 말레이시아의 페트로나스, 이탈리아의 에니 등이 참여하고 있다.
루코일의 가티 알-제부리 중동부문 대표는 "이라크 당국이 2015년까지 일일 생산량을 500만~600만배럴도 늘리지 못할 것"이라면서 "현재 이라크는 원유생산 인프라가 열악해 목표를 끌어내려도 달성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는 당초 목표인 2017년까지 하루 평균 1200만배럴을 생산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고 있다.
후세인 알-샤흐라스타니 이라크 에너지 부총리는 지난달 "석유기업들이 증산 목표치의 절반을 달성해도 향후 10년간 하루 평균 500만~600만배럴 추가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이는 급증하고 있는 글로벌 석유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FT는 이라크 정부 관계자들이 석유생산 목표의 하향 조정 검토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알-제부리 대표는 "이라크 정부가 아직 석유업체들과 새로운 목표치에 대해 논의하지 않았다"면서도 "조만간 햐향된 목표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라크 정부는 남부의 원유매장지 12곳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2008년 말에서 지난해 초 글로벌 석유업체들과 장기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인 이란을 제치고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따라잡기 위한 것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라크는 35만배럴을 증산해 지난 6개월 동안 하루 평균 268만배럴로 10년 만에 최고 생산량을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