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오리온 담철곤 회장 정조준하나?

입력 2011-05-17 10:54 수정 2011-05-17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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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 회장 자택 압수수색…비자금 조성 개입 정황 포착한 듯

오리온그룹이 위기를 맞고 있다. 검찰이 그룹 오너인 담철곤 회장의 서울 성북동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비자금 조성에 담 회장이 실질적으로 개입했다는 정황을 잡고 수사 타깃을 오너일가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비자금 조성 실무작업을 총괄 지휘한 조모 전략담당사장, 서미갤러리 홍송원 대표를 구속한데 이어 지난 14일 담 회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면서 결국 담 회장 까지 수사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검찰은 담 회장 자택 압수수색에서 회사 관련 보고·전산자료 등을 확보했다. 또 담 회장 자택에서 시가 수억원에 이르는 고가의 그림 여러 점을 사진 촬영해 증거물 목록에 포함시켰다. 수사팀은 이들 그림이 비자금 조성에 활용됐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통 경로를 추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담 회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까지 마쳤다는 건 담 회장이 그룹 비자금 조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정황을 상당 부분 포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검찰은 조만간 담 회장을 검찰로 소환해 조 사장 등에게 비자금 조성을 지시하거나 보고 받았는지 여부와 비자금 규모 및 사용처 등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결과에 따라 담회장이 비자금 조성에 실질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담 회장의 아내인 이화경 사장으로까지 수사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 이번 수사가 오리온그룹의 오너일가를 직접 겨냥한 것이라는 소문이 사실로 드러나는 셈이다.

하지만 담 회장의 부인인 이화경 그룹 사장의 경우 검찰 조사 대상에 포함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은 조 사장이 1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할 수 있었던 건 담회장의 지시 없이는 이뤄질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전까지의 검찰수사는 비자금 조성을 진두지휘한 조 사장과 매각 대금을 서미갤러리 계좌로 입금받은 홍 대표에게 맞춰져 있었다. 검찰은 우선 지난달 22일 그룹에 제과류 포장재 등을 납품하는 위장계열사 I사의 해외 페이퍼컴퍼니 등을 통해 160억원대 자금을 횡령하거나 회사에 손실을 끼친(배임) 혐의로 조 사장을 구속한 뒤 지난 11일 재판에 넘겼다. 그룹 비자금 조성 작업을 직접 수행한 두 인물을 구속하고 담 회장 자태 압수수색까지 마친 검찰은 이제 담 회장의 비자금 조성 개입 여부 및 수위를 확인하는데 집중될 전망이다.

검찰이 오리온 그룹 오너 일가의 비자금 조성 개입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이 조 사장을 구속해 담 회장 등의 비자금 조성 지시가 있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지만 조 사장은 자신이 혼자 벌인 일이라고 지속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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