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김치본드 편법 발행 포착

입력 2011-05-17 11:07 수정 2011-05-17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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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다음주부터 외환 재조사 착수

김치본드 지난달에만 20억달러 발행…연초의 두배

기획재정부를 비롯 금융당국이 은행의 김치본드 발행과 차액결제선물환(NDF) 운영 실태에 대한 조사 대상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

당초 일본계 은행 등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을 주요 대상으로 삼았으나 4월부터 실행한 조사 결과 우리나라 시중은행 대부분이 김치본드를 발행했다.

조사 대상 확대는 시중은행의 김치본드 편법 발행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번주 특별외환공동검사 대상 은행을 최종 확정하기로 했다.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제2차 외환검사를 진행했다.

지난해 6월부터 시행한 ‘자본유출입 변동 완화방안’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이 기간 동안 시중은행으로부터 자료를 제출 받았다. 그 결과 시중은행 대부분이 김치본드를 발행해 조사대상을 확장하기로 했다. 다음주부터 재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조사 대상으론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대부분의 은행이 오르내리고 있다”며 “김치본드를 편법으로 발행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역외 외환 거래인 NDF의 포지션 준수 여부의 검토 결과에 따라 조사 대상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국내 주요 시중은행 대부분이 조사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달러 등 외화로 발행하는 채권인 김치본드의 발행액은 지난 4월 20억달러 상당으로 추정한다. 올 초에 비해 두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원화가치가 오르면서 달러를 통한 자금 조달 비용이 원화보다 낮아졌다. 이에 따라 기업은 김치본드 발행을 늘렸다. 또 발행 직후 편법으로 은행에서 원화로 교환했다. 은행은 김치본드를 인수한 뒤 달러를 차입해 외환거래에 사용했다. 기업과 은행이 합심해 김치본드 발행을 늘린 이유다.

이 때문에 지난 3월 은행의 단기차입금은 67억2000만달러로 32개월만에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4월과 5월초 환율 급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은행과 기업에 대한 제재 방침에 대해서는 관계부처 간 이견을 보이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제재를 늘릴 경우 수출기업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따를 것을 염려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은 외환 변동성 확대를 줄이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금융감독원은 관련 법령 준수를 집중 점검하고 있다.

당초 5월 중 선물환포지션 한도 축소 등의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조사 대상 확대와 김치본드 등의 현안이 추가된 만큼 최종 확정은 늦춰질 전망이다.

※김치본드: 국내에서 달러 등 외화 표시로 발행한 채권을 가리킨다. 거주자(내국인)가 국내에서 외화채권을 발행하는 ‘역내외화공모사채’도 김치본드로 통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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