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새로운 일정표(로드맵)를 17일 발표했다.
도쿄전력은 이 일정표에서 원자로 격납용기까지 물을 채우는 이른바 '수관(水棺) 방식' 냉각을 하기가 어려워졌다며 터빈실 등의 오염수를 폐기물 집중처리시설로 옮긴 뒤 방사성 물질과 염분을 제거해 냉각수로 다시 사용하는 '순환 냉각'을 지향하겠다고 밝혔다.
도쿄전력은 순환 냉각은 내달 중순에 시작하고, 1∼4호기에 있는 오염수 8만7500t 등 모두 20만t을 12월 말까지 처리할 방침이다.
다만 지난달 17일 일정표를 발표할 때 제시한 1∼4호기 원자로 등의 냉온 정지에 필요한 목표 기간(6∼9개월)은 바꾸지 않았다.
무토 사카에 도쿄전력 부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불확실한 요소나 리스크(위험)는 있지만 (목표 기간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전력은 또 1∼4호기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 열교환기를 7월 중순까지 앞당겨 설치하고,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에 퍼지는 걸 막기 위해 원자로 주변에 벽을 건설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도 이에 맞춰 정부 차원의 사태 수습 일정표를 발표했다. 정부는 7월 중순까지를 1단계, 그 후 3∼6개월을 2단계로 삼고, 중기적인 과제는 3단계에 담았다.
이달 중에 원전 사고로 피해를 본 주민이나 농가 등에 선급금을 지급하고, 올가을부터는 정식 배상금 지급 신청을 받을 계획이다. 피난 주민을 위한 임시주택 약 1만5200호는 8월 전반까지 완성할 방침이다.
일본 정부는 또 사용후 연료 저장조에서 사용후 연료봉을 안전하게 꺼내서 옮기는 방법을 검토하는 한편, 가칭 '원자력사고 조사위원회' 설치를 준비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관과의 연계도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일정표에서 "이번 사고의 피해자는 (원자력 정책이라는) 국책의 피해자"라고 명기했고, 간 나오토 총리는 17일 원자력 재해 대책본부 회의에서 "최후의 최후까지 확실히 책임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