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한나라 '감세 핵분열'

입력 2011-05-19 11:00 수정 2011-05-19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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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류, 법인세 놓고 갈팡질팡... 소득세는 한목소리

여권이 감세 논쟁으로 화염에 쌓였다. 신주류로 부상한 연합군(소장파+친박계) 내에서조차 이견이 발생, 좀처럼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핵심은 법인세 인하 여부로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책의총에서 첨예한 대립이 불가피해졌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감세(소득세·법인세) 철회를 통한 10조원의 서민예산 마련을 주요공약으로 내걸었다. 배경엔 남경필 정두언 김성식 정태근 등 수도권 소장파의 강경론이 자리하고 있다. 이들은 부자정당 이미지를 탈피하고, 등 돌린 40대를 되돌리기 위해선 감세 철회를 통한 중도개혁으로의 정책기조 전환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근저엔 내년 총선에 대한 생존 위기감이 짙게 깔려 있다.

이들은 反이재오 정서를 자극, 친박계 나아가 이상득계와 손을 잡고 당시 황우여 후보를 원내대표로 등극시키는데 성공했지만 다음 목표인 정책쇄신 과정에서 발목이 잡혔다.

먼저 연합의 한 축이었던 친박계가 법인세 감세 철회에 제동을 걸었다. 친박계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1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누진세 적용을 모르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라며 “소득세의 경우 부자감세라는 (소장파) 주장에 일정부분 일리가 있지만 법인세는 부자감세와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반론을 폈다. 신주류의 틀인 ‘새로운 한나라’ 공동간사를 맡고 있는 구상찬 의원도 “소득세 감세는 철회해야지만 법인세 부분은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면서 “개인적으로 (소장파와) 생각이 다르다”고 밝혔다.

모임의 또 다른 간사 주광덕 의원은 이와 관련해 “친박계 의원들이 박근혜 전 대표가 한마디 던진 것을 무조건 따르려고 하고 있다”면서 “정책에 관해서만큼은 자율성을 갖고 소신을 펴 줬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앞서 박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 국회 기재위에서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대로 유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는 것이 맞다”고 말한 바 있다.

황 원내대표 또한 미묘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황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한 방송에 출연해 “추가 감세는 법인세와 소득세가 시각이 다르다”면서 “조정 과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파트너인 이주영 정책위의장 역시 “법인세와 소득세가 같이 가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며 보조를 맞췄다.

그러자 정두원 의원은 두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 “오락가락한다”며 따져 물었고, 남경필 의원은 “당혹스럽다. 감세 철회 대상으로 소득세보다 법인세가 더 중요하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주광덕 간사는 “원내대표 되고 나서 자신을 뽑아준 의원들과 교감 없이 입장을 선회한 것에 대해 다수의 의원들이 불만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원내대표는 19일 기자에게 “조정이 필요하다고 한 것은 나 자신에 대한 조정이 아니라 당내 이견 조정”이라며 한발 물러서면서도 “의원이 민의를 따르듯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저는 후보가 아닌 원내대표”라며 “다수가 이견을 제기하는데 조정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라고 덧붙였다.

감세론을 적극 펼쳤던 기존 주류 친이계조차 소득세 부분에 대해선 한발 물러서면서 ‘소득세 감세 철회, 법인세 감세 시행’이 당내 대세로 자리 잡는 형국이다. 심재철 전 정책위의장은 같은 날 기자에게 “소득세에 대해선 탄력적으로 할 수 있다. 철회도 가능하다”며 “그러나 법인세는 국제경쟁력을 생각해서라도 절대 손대선 안 된다”고 말했고, 정옥임 전 원내대변인도 “법인세는 (예정대로) 감세하고, 소득세는 철회하자는 쪽으로 절충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전면 철회를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주광덕 간사마저 “굉장히 불리한 구도에 처했다”며 “쇄신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이 같은 기류를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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