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ELW 시장 건전화 방안' 반발 왜?

입력 2011-05-20 10:54 수정 2011-05-2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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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단물만 빼먹고 시장 고사시켜"

‘스캘퍼들의 판치는 투기판’, ‘개미들의 무덤’으로 전락한 ELW시장을 바로잡기 위해 감독당국이 또다시 메스를 집어들었다. 하지만 이번 규제조치 자체가 ‘발등에 떨어진 불 끄기 식’으로 급급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ELW시장의 문 자체를 아예 닫아버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번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ELW시장 추가 건전화 방안의 핵심 골자는 ELW 투자에 기본예탁금 1500만원을 부과하고, 불공정 거래라는 지적이 많은 ‘스캘퍼(초단타매매자)’전용회선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먼저 기본예탁금 1500만원은 소액으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수익을 내는 투자자들의 ‘진입장벽’을 원천봉쇄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파생상품팀 한 담당자는 “이번 기본예탁금 제도 도입으로 소액으로 거래하는 일반투자자 고객이 절반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며 “시장참여자들을 그대로 두고, 제도를 개편하는 것이 아닌, 아예 고객기반을 줄여 시장문을 닫겠다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증권사 입장에서는 연간 2000억원 이상의 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ELW 거래고객의 평균 잔액이 300만~400만원이라며, 이번 조치로 투자고객의 상당부분이 없어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며 “또 기존 투자했던 인력이나 인프라 등을 다 줄여여 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이번 건전화 방안의 일환으로 수익을 낼 가능성이 낮은 극외(外) 가격대 ELW는 추가 발행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콜 ELW를 살 경우 기초자산 가격 보다 권리행사 가격이 높아 리스크가 크지만 수익 역시 높은 상품이다. 패리티(기초자산 가격과 권리행사 가격간의 비율)은 85%수준으로 맞춰질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3월 패리티가 85%미만인 종목비중은 11.2%에 불과하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행사가와 동떨어져 있는 외가격 구간에서는 거래차제가 잘 이뤄지지 않아 증권사들이 발행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한 관계자는 “실제 85%미만의 외가격 구간에서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종목비중은 극히 드물다”며 “거래자체가 되지 않으면 수수료 등 수익이 없어 오히려 행사가 근처에 급접한 상품을 발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시장가격이 공정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지수ELW 발행 조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발행회사별 전환비율(ELW 1주로 취득할수 있는 주식수), 최종거래일이 상이해 지수 ELW와 옵션간 비교가 어려웠기 때문에 최종거래일과 전환비율을 조정해 ELW와 옵션간의 가격비교가 용이하다록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당국의 입맛에 맞는 기준으로 아예 상품의 일률화를 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소액으로 다양한 상품에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ELW장점이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검찰수사의 표적이 된 스켈퍼에 대한 전용선 특혜를 제한하고, 일반투자자들도 증권사에 일정 비용을 내고 전용선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증권사 파생상품 관계자는 “스켈퍼와 일반투자자의 차이는 실제로는 라인 속도 등의 문제가 아니였다”며 “이미 배경지식이나 실력이 동등하지 않기 떄문에 수익에서 차이가 나는 부분이 많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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