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셀틱에서 뛰는 기성용(22)이 시즌 4호골을 터트리며 팀의 FA컵 우승을 이끌었다.
기성용은 21일 밤(이하 한국시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햄든파크에서 열린 마더웰과의 FA컵 결승전에서 0-0으로 맞서던 전반 32분 빨랫줄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지난해 12월27일 세인트 존스턴과의 홈 경기(2-0 승)에서 시즌 3호골을 기록했던 기성용은 올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5개월여 만에 4번째 골 맛을 봤다.
이로써 기성용의 올 시즌 공격포인트(4골·5도움)를 9개로 마감했다.
셀틱은 후반 31분과 43분에 마크 윌슨과 찰리 멀그루가 연속골을 보태 마더웰을 3-0으로 완파하고 FA컵 우승을 차지했다.
2006~2007시즌 이후 셀틱은 4년 만에 FA컵 정상에 섰고, 기성용도 프로 데뷔 이후 첫 대회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라이벌 레인저스에게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컵을 내준 셀틱은 FA컵 우승으로 올 시즌 무관의 설움을 씻게 됐다.
셀틱은 개리 후퍼와 요르고스 사마라스를 투톱 공격수로 배치하고 스콧 브라운을 기성용과 함께 중원 미드필더로 내세웠다.
셀틱은 전반 2분 골문을 빗나가는 후퍼의 슈팅으로 일찌감치 마더웰을 밀어 부쳤다.
마더웰은 지난 15일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셀틱에 0-4로 대패했음에도 전혀 기죽지 않은 모습이었다.
전력상 열세에도 마더웰은 수비 후 역습 공격보다는 적극적인 공격으로 셀틱에 맞섰다.
최전방에 나선 제이미 머피와 존 서튼은 이따금 셀틱의 골문 앞에서 위협적인 공격을 전개했다.
양팀 모두 파상공격을 펼쳐 뜨겁게 치닫던 승부는 기성용의 시원한 중거리포 한 방으로 순식간에 셀틱 쪽으로 분위기가 넘어갔다.
기성용은 전반 32분 아크 서클 위에서 패스를 이어받은 다음 힘찬 왼발 슈팅을 쐈다.
강하게 맞은 공은 낮게 뜬 상태로 쏜살같이 25m가량을 날아 마더웰의 왼쪽 골망에 그대로 꽂혔다.
선제골이 터지자 닐 레넌 셀틱 감독은 두 팔을 뻗어 환호하는 관중석을 향해 세리머니를 보이며 기뻐했다.
기세를 올린 셀틱은 이후 결정적인 추가 득점의 기회를 잡았지만 심판의 오심에 고개를 떨궜다.
그리스 출신 공격수인 사마라스는 재빨리 상대 페널티 지역을 파고들었고 수비수는 다급한 나머지 넘어진 채 손으로 공을 걷어냈다.
주위에 있던 셀틱 선수들은 페널티킥을 달라는 시늉을 했지만 심판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추가 실점의 위기에서 벗어난 마더웰은 전반 36분 30m가 넘는 위치에서 쏜 중거리 슈팅이 셀틱의 골대 위를 맞고 나오는 바람에 추격의 힘이 빠졌다.
1-0으로 전반을 마친 셀틱은 상대 골문 앞에서 종횡무진으로 움직인 사마라스를 앞세워 후반 초반부터 다시 맹공을 퍼부었다.
후반 12분 사마라스는 길게 넘어온 공을 잡아 돌파하고서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닥뜨리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슈팅 타이밍을 놓쳐 뒤따라오던 수비수에 막히고 말았다.
사마라스의 잇단 공격이 무위로 돌아가자 셀틱은 수비수 두 명이 나서 추가골을 작렬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후반 31분 오른쪽 측면을 돌진해 들어오던 수비수 윌슨은 페널티 지역으로 흘러나온 공을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마더웰의 골문을 두 번째로 열어젖혔다.
이어 후반 종료 직전 멀그루는 프리킥 키커로 나서 강한 왼발 무회전 슈팅으로 왼쪽 골망을 때려 승리를 마무리했다.
최근 허벅지 부상에서 벗어난 차두리는 교체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그라운드에 서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