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조건이면 운이 따라야 우승한다. 기량이 비슷하면 상위권에는 든다. 하지만 정상에 서려면 특별한 뭔가가 필요하다.
이승현(20.하이마트)은 그런점에서 제주에서의 새로운 행운이 따랐다. 먼저 경기를 끝내 놓고 기다린 상태에서 라이벌들이 스스로 무너져 연장기회를 맞았고, 연장전에서도 뚜렷하게 잘치지는 못했지만 우승컵을 손에 쥔 것이다. 특히 함께 연장전에 들어간 이보미(23.하이마트)와 장지혜(25.팬코리아)에 비해 드라이버 거리와 정확도에서 밀리는 핸디캡을 멋지게 극복했다.
이승현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T) 러시앤캐시 채리티 클래식(총상금 5억원)에서 연장 4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 끝에 데뷔후 정규투어에서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그것도 역전승이었다.
이승현은 22일 제주 오라CC(파72.6,474야드)에서 끝난 대회 최종일 경기에서 1타를 줄여 합계 7언더파 209타로 장지혜, 이보미와 함께 연장전에 들어가 4번째 홀에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2009년 2부투어에서 상금랭킹 2위에 올라 지난해부터 정규투어에 합류한 이승현은 지난해 4월 김영주골프 여자오픈에서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 올들어서는 앞서 출전한 4차례 대회 가운데 4월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3라운드까지 공동 2위에 올랐으나 최종일 9위로 밀려났다.
이승현은 2006년 주니어 상비군, 2008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지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가운데 18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전에서 이보미는 두 번째 홀에서 탈락한 가운데 이승현은 연장 네 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장지혜를 꺾었다.
이승현과 장지혜는 이 홀에서 나란히 2.5m 정도의 버디 퍼팅를 시도했으나 나란히 실패했다. 이어 이승현은 핀에 붙여 먼저 파를 잡아냈으나 장지혜는 1m도 안되는 파 퍼팅이 홀을 휘돌아 나와 보기에 그쳤다.
지난해 상금 9천749만원을 벌어 28위에 올랐던 이승현은 이번에 1억원을 보태 총상금 1억2천만으로 상금랭킹 4위로 뛰어 올랐다.
2007년부터 정규 투어에서 뛰며 이번 대회까지 87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장지혜도 연장 마지막 홀의 파 퍼팅가 홀을 살짝 돌아 나오는 바람에 첫 우승의 기회를 놓쳤다.
2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1위였던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자 심현화(22.요진건설)는 버디 없이 보기만 5개를 범하며 합계 5언더파 211타, 공동 4위로 밀려나 시즌 2승 고지 선착에 실패했다.
◇최종 성적
1.이승현 -7 209(69-69-71) *연장 우승
2.이보미 (70-67-72)
장지혜 (68-69-72)
4.강다나 -5 211(72-67-72)
심현화 (67-67-77)
6.윤지영 -4 212(67-73-72)
이정민 (72-68-72)
8.배희경 -3 213(69-74 70)
김소영 (72-71-70)
김하늘 (66-73-74)
11.홍진주 -2 214(65-73-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