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라코리아와 미래에셋PEF의 아큐시네트(Acushnet) 인수에 대한 증권가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적으로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거란 점에는 이견이 없지만 인수금액 적정성에 대한 온도차는 확연히 엇갈렸다.
20일 휠라코리아는 미래에셋 PEF와의 컨소시엄을 통해 미국 아큐시네트사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아큐시네트는 포춘브랜드(Fortune Brands)의 자회사로 타이틀리스트(Titleist), 풋조이(Footjoy)등 골프용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글로벌 1위 업체다. 인수금액은 12억2500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컨소시엄은 지분 100%를 인수했다.
휠라와 미래에셋은 아쿠시네트 인수를 위해 투자목적회사(SPC)를 설립할 예정이며 이 중 휠라의 지분이 약 17%, 나머지 83%는 미래에셋 사모펀드인 것으로 전해졌다.
남옥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수금액은 아쿠시네트 실적과 휠라와의 시너지를 감안하면 적정 수준"이라며 "미래에셋 사모펀드가 지분을 매각할 땐 휠라가 우선 매입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 향후 휠라의 지분율이 상승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남 연구원은 "전체 인수대금 중 5억 달러는 산업 은행을 통해 조달하고 나머지 약 7억달러는 컨소시엄이 투자하는 구조"라며 "휠라의 초기 투자금은 1억 달러로 현재 재무상태와 현금창출능력을 감안하면 자금조달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휠라가 아쿠시네트의 실질적인 운영주체로 의류부문 강점이 큰 휠라의 역량을 활용해 브랜드력이 높지만 의류부문이 상대적으로 약한 타이틀리스트의 약점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휠라코리아의 순차입금은 올해 말로 '0'에 이를 것으로 예상돼 이번 인수가 동사의 부채비율, 재무구조에 큰 부담이 되진 않을 것"이라며 "추후 연간 금융비용은 약 50~6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데 아큐시네트 지분에 대한 관계사지분법손익을 인식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번 인수가 글로벌 매출 증대에 미칠 영향력을 감안하면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서 연구원은 "올해 초 휠라코리아는 유럽지역 라이센시를 자회사로 편입하며 동 지역 사업 개선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유럽 지역 마케팅에도 이번 이슈는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골프가 2016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예정이고 아시아 지역 골프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로 인한 수혜도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반면 이번 인수의 인수금액의 적정성 여부와 PEF와의 세부 조건은 위험요인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정연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타이틀리스트’ 인수는 기회가 되겠지만, 흥분할 필요는 없다"며 "단기 주가 강세가 예상되지만 이번 M&A를 통해 휠라코리아가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회요인 외에도 다른 위험요인도 감안해야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 연구원은 "인수금액의 적정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며 "이번 M&A는 PER 20배 이상에서 성사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향후 아큐시네트의 실적 개선과 함께 PER이 10배 초반으로 낮아질 수도 있겠지만, 골프공을 비롯한 골프용품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실적 개선 여부에 대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내다봤다.
그는 또 "PEF와의 세부 조건 확인이 필요하다"며 "향후 휠라코리아의 홀딩컴퍼니에 대한 지분율 확대 콜옵션조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그와 반대로 풋백옵션 조건이 있을 경우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