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강세가 얼마나 지속될까.
달러화가 거의 3년 만의 최저치에서 반등하면서 ‘약달러’ 장세에 마침표가 찍혔는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달러화 랠리가 지속될 지 여부는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의 경제지표가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제지표가 부진을 보일수록 달러화 강세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지표가 악화할 경우 세계 경기둔화로 연결돼 상품 가격이 하락, 자원부국인 호주와 캐나다 등의 통화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반동으로 달러화는 강세로 전환된다.
달러화는 최근 들어 일부 자원국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발표된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는 제조업지수ㆍ주택지수ㆍ경기선행지수 등이 모두 엉망이었다.
미국 민간경제조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경기선행지수는 마이너스 0.3%로 작년 6월 이후 10개월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같은 날 발표된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도 3.9로 전문가 예상치인 20.0을 큰 폭으로 밑돌았다.
주택 시장도 예상 외로 부진했다. 전미부동산중개협회(NAR)에 따르면 4월 기존주택 매매는 전달보다 0.8% 감소한 505만채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소프트 패치(경기가 회복 도중에 일시적으로 침체하는 현상)' 상태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영향으로 리스크 선호 심리가 후퇴하면서 달러는 캐나다 달러와 스웨덴 크로나에 대해 강세다.
23일에는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 및 전망 강등 충격에 유로존의 재정위기 우려가 증폭되면서 달러화 강세에 힘을 보탰다.
유로ㆍ달러는 전 거래일의 1.4157달러에서 1.4049달러로 하락했고, 달러ㆍ엔은 81.68엔에서 82.01엔으로 올랐다.
주요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 지수는 75.435에서 76.14로 상승했다.
미 경제지표가 악화하면 미국의 출구전략이 멀어진다는 관측이 강해져 달러 하락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통상의 시나리오가 깨지는 양상이다.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만의 마크 맥코믹 통화 투자전략가는 “회복 기조에 올랐던 경제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경제가 둔화하면 달러는 호주달러 등에 대해 강세에 안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향후 발표되는 경제지표를 통해 미 경제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인지 장기적인 둔화 국면에 접어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수정치와 개인소득 및 개인지출이 발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