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사외이사 검찰·국세청 출신 대거 포진

입력 2011-05-26 10:31 수정 2011-05-2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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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26社 분석...전문성 없어 '방패막이用' 전락 우려

낙하산 인사 논란 불구 관ㆍ금융계 출신 장악

전문성 없어 회계감사ㆍ대주주 견제 할지 의문

금융권 전반의 체질개선 요구에 대한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주요 증권사 사외이사 자리에 여전히 정·관계 출신들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투데이가 금감원 전자공시를 통해 증권사 26개(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 사외이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111명 중 정·관·법조계 출신 사외이사는 43명에 달해 38.7%를 차지했다. 10명 4명은 정·관·법조계 출신인 셈이다.

법조계 9명, 정계 2명, 경제부처 및 관련기관 22명, 정부부처 10명, 학계 및 기타 68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올해 신규선임된 사외이사로 검찰과 국세청 출신들이 약진했다. 정부가 증권사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해 감시, 감독을 강화하는 추세라는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독립성과 전문성을 전제로 대주주를 견제하면서 내부 건전성를 강화해야 하는 사외이사 본연의 역할이 아닌 '방패막이'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는 대목이다.

27일 현대증권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와 대구지검 서부지청장을 지낸 박충근 변호사를 신규선임하고 이철송 전 재정경제부 세제발전심의위 위원을 연임시킬 예정이다.

같은 날 대신증권은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 한국회계기준원 회계기준위원회 의원을 지낸 황인태 중앙대 교수를 재선임하고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위원회 의원을 지낸 이인형 한국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을 신규선임한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제정무 전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보와 박환균 전 금융감독위원회 기획과장을 재선임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지낸 안석교 광주과학기술원 석좌교수를 신규선임하고 신진영 전 금융발전심의 위원회 위원을 재선임할 예정이다. 동양종금증권은 조윤제 전 대통령 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재선임하고 서울지점형사1부장과 서부지청장을 지낸 이동근 변호사를 신규선임한다.

유진투자증권은 금융감독원 회계기준심의위원회 의원,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유관희 고려대 교수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형자2부장 검사, 이홍재 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장검사를 재선임하고, 서울지방 국세청 청장 등을 지낸 김갑순 딜로이트코리아 부회장을 신규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달 1일 대우증권은 관세청국장을 지낸 박진규 한국개발전략연구원 수석 연구원을 신규선임한다. 그 뒤를 이어 3일 삼성증권은 법무부 법무실장과 법무실장, 부산지검 검사장,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지낸 신창언 변호사를 재선임하고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 산업자원부 국장 등을 지낸 안세영 서강대 교수를 신규선임할 예정이다.

같은 날 교보증권도 대통령비서실 경제보좌관을 지낸 정문수 인하대 교수를 재선임한다.

업계에서는 외풍을 막는 역할로 정·관·법조계인사들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시각이지만 전문성을 고려하면 그만한 인력풀도 없다는 입장이다.

업계관계자는 "막상 사외이사에 구하려고 하면 그만큼 전문성을 갖춘 적임자가 없는 게 사실"이라며 "어차피 금융당국 출신들을 배제한다고 해도 다른 권력기관 출신들이 그 자리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검찰과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가 증권사의 회계감사와 업무감사에 어느 정도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업계관계자는 "국내 사외이사는 회계감사와 업무감사를 동시에 하는 구조"라며 "최근 선임되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이 증권사의 회계와 업무를 제대로 감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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